K를 찾아서

by 백권필

우리가 잘 모르는 K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데 무엇이 필요하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에 관한 글을 읽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그가 나온 사진과 영상을 보는 것이다. 요즘은 글보다 사진과 영상을 먼저 접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여기 K에 대한 두 편의 글이 있다.

먼저 C가 쓴 글을 보자.


그는 눈이 부리부리하고 코는 매부리 같다. 입은 크고 귀는 작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곱슬머리이고 손과 발은 뭉뚝하다. 키는 170cm에 약간 못 미친다. 항상 그의 말에는 상대를 무안하게 만드는 말이 들어 있으며 잘 웃지 않고 말도 잘하지 않는다. 늘 혼자서 지내고 친구도 몇 없다. 자기편이 아니면 서슴지 않고 비판하며 자기는 항상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K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다음으로 H가 쓴 글을 읽어 보자.


그의 얼굴에는 맑고 커다란 눈과 오뚝한 코와 두툼한 입술과 귓밥이 도톰한 귀가 있다. 안경을 썼고 머리카락은 반곱슬 머리이며 손과 발은 오종종하다. 키는 평균이며 하체가 길다. 항상 과묵하지만 그의 말에는 웃음을 주는 위트가 있고 살짝 미소를 머금고 있다. 남을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찾고 주변 사람과 애정을 가지고 교류한다.


우리는 C가 쓴 글에서 떠올린 이미지와 H가 쓴 글에서 떠올린 이미지가 다르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번에는 K의 사진을 보자.


사진을 보고 떠올린 이미지는 C가 쓴 글과 H가 쓴 글 중에서 어느 것과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글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만일 우리가 K를 판단한다면 글과 사진 중 어느 것이 더 정확할까? 사실 타인에 의해 작성된 글과 선택된 사진은 K를 정확하게 드러낼 수 없고, 오히려 K의 실체를 왜곡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타인에 의한 K에 관한 글과 사진에는 이미 그의 주관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K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까?

K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K 본인이 직접 남긴 글과 사진을 읽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가 남긴 글과 사진에는 그에 대한 많은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그를 온전히 판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를 만나 대화하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단 몇 시간 아니 몇 분 동안일지라도 그와 대화하고 생활해보면 그의 실체는 반드시 드러난다.

‘이런 사람이었어?’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르잖아!’

이와 같은 생각을 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모든 대상을 직접 만날 수는 없다. 그래서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보며 대상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대상의 실체를 판단한다. 이때 우리가 고려할 점은 매체에 담긴 타인의 주관적인 요소를 생각하여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특정한 신문과 방송에 의존하여 대상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대상의 실체를 확정하는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설과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