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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pengur Nov 08. 2023

기후위기 행진

행진에 앞선 리펭구르의 결심

지구의 회복력을 위해 기후위기 행진에 처음으로 참가하였다. 

2023년 9월 23일 토 10시 ~ , 서울 시청 앞


‘기후위기’ 관련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구호를 외친 적은 거의 없었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전하고 있었고, 그 방식은 작더라도 꾸준히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는 이제 모두의 일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 

오랫동안 혼자 작업하면서 나타나는 한계와 여러 부작용들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었다.

기후위기라는 큰 이야기는 혼자 하기엔 역부족이었고, 이런 막막함은 우울감이라는 것으로 이어지면서 자꾸 작아지는 모습을 보였기에 스스로 다시 일어서기 위한 결심이 필요했다.


리펭구르는 그동안 1인 기업으로 디자이너이면서 ‘기후위기’ 전시를 통해 꾸준히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었다.

전시를 위한 창작은 계속해서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지만, 디자이너로서의 제품 제작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기후 위기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여러 가지 이슈 중 쓰레기와 대량 생산에 대한 것이 (나에겐) 컸는데... 나도 꼭 제품을 만들어야 할까? 제품을 만들어낸다면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오류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 일차원적인 고민같이 느껴지겠지만 나에겐 근본적인 생각이었다.

이러한 생각들이 발목을 붙잡았는데, 어쩌면 환경 관련 작업(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한번 즈음 고민해 본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크고 작게 전시를 하면서 ‘일회성’과 같은 한계가 느껴졌다.

전시와 함께 갈 수 있는 지속적인 방법이 필요했는데, 만약 방법을 못 찾는다면 여기서 멈추어야 할지도 몰랐다.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려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게 하려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면?


천천히 가더라도 다시 집중해 보기로 했다.

리펭구르를 만들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보았고, 그동안 활동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도 떠올려보았다.

그 안에 담긴 뜻이 명확하다면 제품을 만들어내도 좋은 것 아닐까? 계속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테니깐..

오랜 고민 끝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겠다에 마음이 생기면서 전시와 함께 제품으로 확장하기 위한 키워드를 다시 정립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단어가 ‘균형(Balance)’
[환경과 디자인의 균형, 다큐와 재미의 균형, 열정과 냉정의 균형]


이 균형을 생각해 내기까지는 사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수없이 고민해 왔던 환경과 디자인 사이의 갈등, 

기후위기의 다큐적 요소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은 방법적인 고민, 

콘텐츠에 대한 열정과 이제는 열정 가지고만 살 수 없는 냉정사이..

갈등적인 요소들을 긍정적으로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할까’의 고민은 오래 걸렸지만, ‘생각의 전환을 해야지’는 쉽게 해결되었다.



결정이 내려지면서 직진! 

모든 것이 해결된 것 같아 마음 편하게 ‘기후위기 행진’에 참여한 것이다.

이러한 행진 참여는 더 오래가기 위한 연대로 ‘기후위기 정의’ 하자는 사회에 대한 외침과 동시에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작을 이끌어내고 싶은 나 자신에게 보내는 외침이다.


기후위기 행진 참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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