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arketing Log

예측 불가능함의 묘미, 랜덤 마케팅

브랜드가 도파민을 설계하는 방식

by Jane Song


도파민 충전,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묘한 흥분을 느끼죠. 그 안엔 기대, 불안, 호기심 — 여러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니까요. 이 불확실함이 주는 자극은 루틴 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감각을 깨워줍니다.


요즘 브랜드들은 이런 감정을 똑똑하게 이용하고 있어요. '통제된 랜덤성'을 통해 예측 불가능하지만 안전한 도파민을 자극하며,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설계합니다.




1. 스타벅스 랜덤 프라푸치노


스타벅스는 올해 프라푸치노 출시 30주년을 맞아 '랜덤 프라푸치노'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매장에서 고객은 알파벳이 적힌 카드를 뽑고, 펼쳤을 때 어떤 음료가 나올지 알게 되는 구성이에요.

사진 출처 : 스타벅스

흥미로운 점은, 이번 프로모션이 스타벅스가 그간 쌓아온 '개인 커스텀 경험'과 정반대인 지향점이라는 거예요. 기존의 "개인 취향을 직접 고르는 경험"에서 "브랜드가 제안한 우연에 참여하는 경험"으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만드는 거죠.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불확실함이 놀이로 전환되고, 작은 랜덤 요소가 참여 동기를 유발합니다.

사진출처 : 스타벅스 인스타그램


댓글에서도 "우와 이런 게 있었다니!", "먹기 싫은 게 나오면..?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보여요.

랜덤으로 뽑힌 음료는 커스텀 변경 불가, 나오면 무조건 그걸로 주문해야 하죠. 이런 약간의 제약이 오히려 참여자에게 묘한 긴장감과 감정적 몰입으로 이어지게합니다. 결국 브랜드 입장에서는 '큐레이션 된 선택의 경험'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테이스팅 경험을 확장하는 기회가 되는 셈이죠.







2. 72분의 1의 확률, 라부부 시크릿


몇 년 전부터 우리 모두 가(방)꾸(미기)에 진심이잖아요. 글로벌 패션씬도 예외 없죠. 에르메스부터 미우미우같은 몇 백, 몇 천만 원하는 명품백에 주렁주렁 인형 키링이 심심치 않게 보여요. 아무리 비싼 명품백이라도 결국 같은 디자인이니, '가꾸'를 통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들 더 분명하게 드러내는 흐름이에요.

Getty Images

이 '가꾸 트렌드' 중심에 있는 라부부(Labubu), 귀엽고 키치하면서 힙한 감각까지 더해진 이 캐릭터는 홍콩 출신 디자이너 카싱 룽이 만든 작품으로, 2019년도부터 팝마트(Pop Mart)가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어요.


출처 : 네이버 블로그 WOOSEL

한정판, 리셀, 희소성 — 그 안에서 '랜덤 + 수집욕 + 감정적 애착'이 함께 작동하죠.

'시크릿 라부부'는 단 72분의 1 확률로 언박싱 영상이 Z세대 틱톡커, 유튜버들에게 퍼지며 이 흐름에 불을 붙였어요. 전 세계적인 인기에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리셀 플랫폼에서 몇 배의 가격으로 거래되죠.

어렵게 구한 라부부 언박싱을 하며 "나한텐 어떤 라부부가 나올까, 시크릿이 나올까?"라는 궁금증과 설렘이 반복돼요. 심리학적으로는 '보상이 일정하지 않을 때 몰입과 반복 행동이 증가한다는 원리.

즉, 랜덤 경험 자체가 뇌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구조인 거죠.


왼) VANITY FAIR 블랙핑크 리사 / 오) 트럼프 손녀

여기에 블랙핑크 리사, 트럼프 손녀 같은 글로벌 셀럽들이 라부부를 사복 패션에 등장시키며 애착을 드러냈어요. 라부부는 단순한 피규어를 넘어, 정체성을 드러내는 패션 코드로 자리 잡았죠. 랜덤이 놀이에서 감정으로, 그리고 자기표현으로 진화한 케이스예요.





3. 칸쵸 '내 이름을 찾아라!'


서프라이즈 앤 딜라이트 마케팅의 끝판왕, 최근 화제가 된 칸쵸의 '내 이름을 찾아라' 프로모션이에요.


*서프라이즈 앤 딜라이트(Surpeise & Delight Marketing)

: 소비자에게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을 제공해 브랜드와 감정적 친밀도를 높이는 전략


칸쵸는 40주년 기념 캠페인으로 과자에 504개 이름(신생아 이름 500+캐릭터명 4)을 무작위로 새겨 자신 혹은 주변인의 이름을 찾은 뒤, SNS에 인증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결국 한 봉지를 뜯기 전까지는 어떤 이름이 들어 있을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랜덤 상황에 '내 이름을 찾는 개인적인 밀접함'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이벤트예요. [랜덤+자기 서사]를 접목한 방법으로 감정적 친밀도를 더욱 높이는 전략이에요.

출처 : 왼) 아이유 글로벌 팬 플랫폼 ‘베리즈’ 영상 / 오) 인스타그램 갈무리 - 경향신문 기사 발췌

이벤트 시작 후 칸쵸 판매량이 기존 대비 3배 상승했고, 품절 사태가 이어지면서 생산이 확대 됐다고 해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이름 교환해요'라는 게시글도 등장했죠.

사람들은 내 이름 혹은 내 아이의 이름을 찾기 위해 여러 봉지를 사들이는 '칸쵸깡'에 빠졌고, 이 반복 행위는 자연스럽게 도파민 루틴으로 이어졌어요.


칸쵸의 이번 이벤트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가격대와 접근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 이름이 새겨진 과자'라는 상징적 요소 덕분이에요. 내 이름이 들어간 제품이라는 상징이 자기 서사와 브랜드 경험을 감정적으로 이어 준거죠.


10대 부터 연예인, 인플루언서까지 자발적인 인증과 챌린지로 이슈가 확산되며 파급력이 배가 됐어요. 칸쵸의 '내 이름 찾기'는 랜덤 경험이 '나의 이야기'로 변환되는 순간을 설계한 사례예요. 브랜드가 단편적인 놀이나 이벤트를 만든 게 아니라, 소비자와의 감정적 친밀감까지 끌어올린 구조죠.




Insight Note

요즘 사람들은 '확실한 보상'보다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의 경험을 더 선호하죠. 랜덤은 불안을 자극하는 동시에 기대와 호기심을 만들어내고,

그 감정이 폭발한 순간 도파민이 분비돼 '즐거움'으로 전환되는 메커니즘이에요.


브랜드는 이 감정 구조를 이용해

'통제된 랜덤성'안에서 안전하지만 약간의 불확실함을 설계하며, 소비자에게 설렘의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스타벅스는 랜덤을 '새로운 테이스팅',

라부부의 랜덤은 '애착과 패션',

칸쵸는 랜덤의 '우연과 내 이름이 새겨진 정체성'으로 확장했죠. 세 브랜드 모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각자의 맥락 안에서 감정의 언어로 번역해 낸 사례입니다.


이런 구조는 팝업, 이벤트, 캠페인 등 브랜드 경험 설계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어요. 랜덤 한 경험은 참여 동기를 높이고, 반복적 소비를 유도하며, 결국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잔상을 남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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