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꿈과 자유
결혼 전 활발하게 활동하며 부족함 없이 꿈과 자유를 누리던 내가. 결혼 후 철저하게 혼자 아이를 돌보는 엄마가 되었다니.. 게다가 아직 꿈이 있다니… 아마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엄마 중 내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숨부터 나올 것이다. 실제 내 주변에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지만, 아이를 출산하고 2달 후부터인 2019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신랑과 떨어져서 산지가 벌써 4년이 되어간다. 그렇다 나는 기러기 독박 육아 맘 경력 4년차 이다. 그 덕에 종종 싱글 맘으로 오해를 받거나 부부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질문들에도 이젠 웃으며 씩씩하게 "옆에 없는 게 더 편해요" 하며 너스레를 떨 줄 아는 능구렁이 엄마가 되었다.
기러기 독박 육아 맘의 돌봄과 작업이라니 너무 사치스럽지 않은가? 과연 나의 독박 육아 일상이 아이와 함께 나아지곤 있는 건가? 육아와 함께 키워나가고 있다는 나의 꿈은 잡을 수 있는 꿈이 맞나? 등 지금 이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만 해도 정신이 없지만, 하여튼 이게 나이고, 난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
낮에는 엄마로 밤에는 그림책 작가로의 삶이라니.. 결혼 전에도 ‘나는 참 열심히 살고 있어!’ 생각했지만, 겪어보니 아기 엄마들의 삶은 정말 another level이구나 뼈저리게 느끼며. 꿈을 가지고 하루하루 나아가며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응원한다.
엄마가 하는 그림책 작업은 엄마가 아닐 때 하던 그림책 작업과는 많이 다르다. 시간적 여유도 없고, 틈만 나면 깜빡깜빡 까먹어버리는 머릿속 아이디어 저장 능력도 그렇고 힘든 거 투성이다. 하지만, 아이가 있어 그 누구보다도 그림책을 많이 읽고 보고 경험하는 장점도 있다. 모든 게 다 좋을 수도 다 나쁠 수도 없는 거다. (출산 전후 일상 여유와 신체적 한계에 대한 부분이니 아이가 있는 게 나쁘다는 얘기로 오해 없었으면 한다.)
결혼 전 내가 누렸던 꿈과 자유 그리고 지금 나에게 간절한 꿈과 자유.
어쩌면 지금 그림책 작가라는 나의 꿈은 출산 후 내가 누구인지를 자꾸만 까먹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무언가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나의 유일한 자유 시간. 지금 이 밤.
나의 꿈을 더 열렬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