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냉침한 홍차를 넣어둘 물병이 필요했다. 한창 마이보틀이 유행하고 있었고, 자꾸 보니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마이보틀도, 색다른 무늬가 눈에 들어오는 못따이나이 보틀도 -지금보다 훨씬-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국 물망에 오른 마이보틀과 못따이나이 보틀 모두를 제치고 내 손으로 들어온 물병은 리버스 리유즈 보틀. 두 제품과 같은 회사이면서 가격이 저렴해서 마음에 들었다. 쓰다 보면 무늬는 질릴 것이라 세뇌하면서.
예전에 쓴 노트를 들추면 당시의 물건이나 음식, 장소가 튀어나온다. 그래, 그땐 그랬지 하며 기억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여전히 잘 쓰고 있거나 비슷한 취향인 경우 새삼스레 반갑기도 하다. 리버스 리유즈 보틀은 여전히 자주 쓰는데, 차가운 음료나 물을 넣어두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