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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있는 무대 Sep 05. 2021

나만 어려운 연애

남자, 연애를 학습하라.

남자들이 '어렵다 연애!'라고 외칠 때, 나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좀 더 직역해서 듣는 것은 "섹스는 하고 싶고, 대화나 공감적 관계는 귀찮고"로 듣는다.


2030 남자들 중 연애를 하고자 시도하다가 잘되지 않아서 상담을 찾아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성과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보면 가족 이야기도 나오고 어릴 적 이야기도 나오고 과거 이야기도 나오고 현재 감정의 불안이나 괴로움들이 뒤섞여 있다.


한 여자를 향해 마음을 온전히 쏟아내기도 부족할 타이밍에 본인 과거와 씨름하기도 하고 감정 불안 달래느라 집중을 못하니 얼마나 손해인가! 자연스레 상담 방향은 본인 감정, 과거와 타협하는 시간을 갖는다.


겉으로는 여자 앞에서 떨리고 걱정되는 마음이지만 진실로 그 깊숙이 들어가 보면 잘 보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재의 열등감이 본인을 괴롭히는 것이리라 한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겠다.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왕이면 현재 본인의 있는 그대로보단 더 더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하지만 없는 모습이나 아닌 모습을 보여주려고 쇼잉 하려고 할 때 어긋나기 시작한다. 상대를 속이기 전에 본인부터 속여야 하는데 될 리가 없다. 남자보다 눈치 빠른 여자들에게 다 걸린다.


남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아보는 것 중 프로세스를 펼쳐놓고 보면 된다. 첫 만남-대화- 만남 - 깊은 대화 - 깊은 만남- 위기 - 해소 - 깊은 만남 - 2차 위기 - 해소 - 이별의 단계 중 사람마다 어디 지점에서 본인이 가장 어려운지를 알면 된다. 만약 초반부라면 본인의 정서와 과거와 타협을 적극적으로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돈을 내고 상담을 받는 게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것이리라.


깊은 대화로 이어지고 깊은 만남으로 되는데 갈등이 해소가 안되면 상대의 마음보다 본인 마음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큰 탓도 있다. 상대 마음을 헤아리는 법을 배우면 된다. 이는 상담과 교육을 병행한다.


마지막 이별을 자주 생각하게 되고 이에 손실을 겪게 된다면 두 가지를 배우면 된다. 위기를 기회로 배우는 것들. 만남의 지속성을 이루는 변수 중 주변 환경이나 관계들에서 새로운 게 들어선다면 이를 살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고 안전하고 매너 있게 떠나보내고 떠나는 방법도 익히면 되리라. 깨끗한 이별은 없더라도 더러운 이별은 되지 말아야 하니깐.


남자들이 어려워하는 건 해보지 않아서다. 배워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따듯하고 배려심 있게 참아주는 모습을 본 남자가 얼마나 있겠나. 우리 세대 아버지들에겐 생존만 해도 잘하신 것인데 감정을 다루라니. 배부른 소리다. 지금은 배워야 산다. 먹고사는 문제로 괴로운 게 아니라 마음 때문에 괴로우니 말이다. 도움 필요하면 여러 도움을 받더라도 상담을 받는 걸 추천한다. 자신의 마음도 모르면서 여자 마음을 알겠다니. 차라리 섹스만 하고 싶고 대화는 안 하면 안 될까요? 솔직함이나 갖추면 욕먹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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