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안자 눈물이 터졌다. 제왕절개로 회복하는 아내는 아기를 안기는커녕 제 몸하나 못 가눈다.
아내는 아기가 나오고 30시간 만에 아기를 처음 보았다. 아내와 아기 둘 다 케어하느라 일은 잠시 쉰다.
흔히, 그 입장이 되어 보아야만 알 수 있다고 했다.
멀리서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못하면 핑계처럼 보이거나 징징거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그 사람 입장을 생각해본다고 뭘 알 수 있겠냐만은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 얼마나 있는가.
아는 여자 지인들이 아기를 낳고 힘들어하고 버거워하고 남편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둥 볼멘소리를 할 때, '힘든가? 툴툴거리네...' 정도로 넘겼다.
아기를 안아보며 느낀 건, 아! 이 작은 녀석에게 무한하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사랑이 샘솟고 막 부성애 모성애가 쏟아지고 세상 별천지 속에 모든 걸 아 얻은 느낌도 있지만 모든 행동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잘 못하는 우리 부부. 아직 모유가 나오지 않아 젖 물리는 연습을 시도하는 건데 잘 안 된다. 인생 3일 차의 애가 인상이라도 쓰고 입을 닫으면 우리는 미안한 마음에 남아도는 체력도 감정 소진으로 지쳐있다.
아! 근데 정신 차리고 다시 우리로 돌아온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배우려고 한다. 그리고 익숙해지고 적응하는 법을 찾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부모님들. 그리고 가까운 지인도 이 시기를 거쳤구나.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무엇보다 아기를 안아보니 세상 편하다. 나를 안아줄 사람이 한 명 더 이 세상에 있음에 감사하다. 미안한 마음보단 감사한 마음으로 아가를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