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기분
쓰고 싶은 무언가가 쏟아질 때,
그때에 글을 썼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수돗물처럼 말들이 쏟아지는 날.
너무 많은 쓸 말들,
너무 많이 써야 할 말들,
너무 많아 쓰고 싶은 말들,
매일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막막하고 난감한 기분이구나,
오늘은 무얼 쓸까,
며칠째 낮 동안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머릿속을 맴돌다
밤이 되면 모두 바닥으로 도톰히 가라앉아
허공에 남은 것이 없다.
무얼 쓰려했더라,
왜 하려고 했더라,
하려던 말을 종종 까먹는 밤
할 일은 많고
하고 싶은 일은 있지만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는 밤이 자꾸 지나간다.
아쉬운 하루하루
어딜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걸까,
책을 너무 읽지 않았어,
모든 것들이 정돈된 후에
책도 읽고
글도 쓰고
하고 싶은 걸 하려던 날들이 이어졌지,
그렇게 시간이 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만 늘어가,
모든 것들이 정돈된 날이
오면, 늘어지고 길어지고 축 쳐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을 보태던데,
무얼 기다리고 있는 걸까,
혼돈 속에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 되어볼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되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