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2월의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구의식 Dec 09. 2022

08/ 그렇게 먹고 싶은 날

22/12/08

게걸스럽게 원초적으로 가장 맛있을 때 격식을 차리는 대신 지금 먹을 그 맛 그 대상의 최상의 맛에 몰입 갈치를 구워 도톰한 살을 발라 맛있게 먹고는 통통한 알과 기름기 가득한 뱃살 부분을 따로 뒀다 마지막에 팬에 잘 익혀 기름이 자글자글 알은 속까지 불투명해질 때까지 굽다 보면 약간 물컹하던 것이 단단하게 형태를 완성한다 그릇을 거치지 않고 아 뜨거 하 뜨거 호들갑을 떨며 가느다란 뼈에서 살을 이로 뜯어먹는다 알 주머니 하나를 입안 가득 넣고 우물우물 보슬거리는 식감과 뜨끈하고 부드럽고 찰진 생선 살 불을 다루기 시작한 인간이 잡은 생선을 나뭇가지에 꽂아 골고루 돌려가며 구워 익었다 싶으면 바로 입술을 데어 가며 뜯어먹는 건 이런 맛이었을까 인간을 진화시킨 맛 살고 싶은 맛 들킬까 혼자 몰래 먹은 원시의 맛 

매거진의 이전글 07/ 오늘 하루 종일 기다렸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