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현명한 의사를 만났을 때 :
한 아이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는 동안, 아이의 양육자는 아이가 처음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해석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 방향은 한 아이가 인생을 해석해 내고, 살아가는 방식이 되기 마련이다. 여러 갈래길(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성)과 건강한 방향을 찾는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것이 교육이라 생각한다.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아이들은 혼란을 겪고 자신만의 불건강한, 그리고 성숙하게 성장하지 못하는, 해석들을 만들어 낸다. 그 미숙한 해석이 오랜 시간에 거쳐 굳어져,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우리가 겪는 심리 문제의 대부분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오래 사용해 온 이 미성숙한 방식에서 나온다.
그래서 우선 알아차리기를 익혀야 한다.
이 과정들을 돕는 게 책이다, 좋은 책.
책은, 문제를 해석하는 방식을 제시해 준다.
작가는 그래서 좋은 말과 좋은 책을 써야 한다. 좋은 책은 사람들을 치유하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그래서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좋은 책은 아이에게든 성인에게든 건강한 양육자가 되어줄 수 있다. 같은 사건이나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더 나은 방식이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좋은 책은 좋은 심리치료사를 만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69p.
좋은 심리치료는 마음의 풍경을 바꾸어야 합니다. 심리치료를 받은 이후 사람들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행동은 바뀔 수 있습니다. 화가 날 때마다 폭력을 휘두르던 사람도 그 화를 대화로 풀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게 됩니다. 어떤 아내는 심부름을 하는 것이 남편의 애정 표현 방식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어떤 딸은 아버지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아버지가 될 일은 결코 없겠지만 어쨌든 아버지를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심리치료사 메리 파이퍼가 젊은 심리치료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심리치료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침서이자,
우리에게도 건강한 울림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섬세한 방식들을 다정하게 얘기해준다.
우리가 유난히 행복한 날을 기대한다면,
그 소망이 완벽히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작가의 말처럼,
저녁노을을 보거나, 아이를 안거나, 미루나무 밑에서 춤을 출 수 있다.
식전 기도를 올리며 조그맣게 이것들을 먹을 수 있음을 감사해보고,
누군가의 작은 친절에 고마움을 표현해보거나,
잠들기 전 오늘 있었던 가장 감사하고 즐거웠던 일은 무엇인지 떠올려볼 수는 있다.
또 자신의 배우자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 어떨 때 고마운지,
잠시나마 마음 속으로 헤아려볼 수도 있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린 그 어떤 것도 필요없이
단지 우리의 마음가짐 단 하나로 이런 일들 중 하나를 해볼 수 있고,
그때 피어오르는 나지막한 행복감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9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나누는 일)
요즘 겪는 문제들을 해결하려 머리를 맞대고, 함께 웃고,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프로이트는 이런 대화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계화했고 학계는 이런 특정 대화 방식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심리치료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골자입니다.
심리치료는 복잡한 작업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자기 자신을 “온갖 인간성이 한 벌의 옷 안에 쑤셔 넣어져 있는 사람”으로 묘사했습니다. 상담실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들은 우리들 모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의 인간성으로부터 도망치려 합니다. 얼버무리고 거드름을 피웁니다.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약하다고 느끼는지 인정하기를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결점들을 감추려고 애씁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계속 반복해서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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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리하거나 세련되게 굴려고 시도할 때마다 내담자들뿐만 아니라 저 자신도 혼란에 빠지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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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사람들이 늘 알고 있던 명백한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바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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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복이란 자신이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무엇이 공평한지, 무엇이 가능한지, 무엇이 개연성이 있는지에 대해 기대를 낮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평범함에서 기쁨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텔레비전을 즐겨 보지도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행복이 더욱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해 돕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끊임없이 선택을 내려야 하는 엄청난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특정 연령이 지나고 나면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삶에 책임이 있다고 믿습니다. (만성 정신질환과 중증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고 믿는 것은 오만한 태도입니다. 저는 내담자들에게 과거를 복잡한 그래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권유합니다. 그리고선 과거를 뒤로한 채 앞으로 나아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아름다운 무언가를 창조하라고 권고합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슬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슬픔이 자신의 의무들로부터 달아날 명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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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있을 때 우리는 속도를 늦추게 됩니다. 그럴 때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곤 하죠. (중략) … 청량한 풀 내음을 음미하고 떨어지는 별들을 세면서 며느리와 저는 우리가 지금껏 나눴던 대화 중 가장 순수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우주 공간의 생명체, 죽음, 신, 그리고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로라, 당신은 암벽등반과 카누를 즐기니까 자연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물이 흐르는 속도에 몸을 맡기면 호흡도 바뀝니다. 나무들의 냄새와 철썩거리는 물소리에 온몸의 감각이 활짝 열립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호사족은 태양이 뜨고 지는 것과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때가 오면 인류 공동체가 멸망하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자연에 관심을 끊고 사느라 ‘체리가 익는 달’이 언제인지도 모른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에 관심을 두고 살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받은 가장 큰 선물은 매우 중요한 어떤 것을 이해하는 순간일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쇼핑몰에서도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통찰은 이런 곳에서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깊은 통찰은 조용하고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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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을 품고 있지 않은 아이란 세상에 없습니다. 모든 아이들은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저는 <야야 시스터즈의 신성한 비밀>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인 셉 워커가 한 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충분한 사랑을 받았어?”라는 질문을 받고서 그는 이렇게 대답하죠. “어느 정도가 충분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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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광기 – 폭력, 중독, 미쳐날뜀 -의 대부분은 고통에서 도망치기 때문에 생겨납니다. 세상의 많은 거물 폭력배들과 최악의 연쇄살인범들은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과 맞서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행동합니다. 하지만 고통을 느끼는 것보다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이 더 좋지 않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이들은 슬프면 울고 화가 나면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온화한 감정들만 가지고 있는 체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들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러기보다는 감정들을 관찰하고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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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이 말했죠. “지옥을 통과하고 있다면 계속 움직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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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해결 기술, 체면 세우기 기법, 탈출 전략들을 가르치세요. 가족 안의 모두에게 가장 유용한 표현은 “미안해요”입니다. 사람들이 미안하다고 말하는 법을 배운다면 엄청나게 많은 분노와 슬픔이 사라질 것입니다.
(중략) 가족이 서로의 긍정적인 변화를 알아차리도록 도와주세요. 가족 안에서는 영웅답게 행동하고서도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아이가 착하게 행동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관찰하도록 유도하세요. 배우자가 베푸는 숨겨진 선행들을 눈여겨보도록 도와주세요.
순간순간을 축하하세요. 삶의 모든 순간은 평범함과 심오함이 소금과 후추처럼 뒤섞여 있습니다. 심오한 순간을 포착해 가족들에게 보여주세요. 아이의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하세요. “아들을 보는 표정을 보니 당신이 아이의 행복을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겠어요.”
상담 시간의 대부분은, 삶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가 계속되다가 통찰의 순간이 번쩍 찾아옵니다. 혹은 안타깝게도,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비참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얼마나 빠르게 상황이 심각하게 잘못되는지 혹은 얼마나 빠르게 상황이 믿을 수 없이 올바르게 해결되는지를 보면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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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자신이 더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변화를 촉구하는 경우에는 더 그러합니다. 우리는 불확실성보다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참담한 문제라고 해도 말입니다. 게다가 최악의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문제를 다른 누구의 문제와도 바꾸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인간은 자신이 가진 문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잃는 것은 정체성을 잃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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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부분은 유튜브 채널 "섬마을 사운드"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Link : https://www.youtube.com/watch?v=NWqe_iQXqPE&t=28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