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마주한 할머니의 얼굴.
툭 튀어나와 있는 눈썹 뼈 위에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힘이 없어 자주 비틀거리는 할머니는 간밤에 또 휘청이다 어딘가에 부딪혔다고 했다. 살짝 그런 거라 괜찮다고 말해놓고는 걱정으로 찌푸려진 내 얼굴을 보고 웃는다.
"왜 웃어! 나는 걱정돼 죽겠구먼"
"너는 어찌 보자마자 아네? 한 집에 사는 사람은 내 얼굴 들여다보지도 않아서 모르는데"
자신의 상처를 알아차려주는 게 좋았던 걸까. 시퍼렇게 멍이 들어서는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니 더 신경질이 난다. 힘이 없어 휘청거리다 긁히고 다친 게 한두 번이 아니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렇다고 내내 옆에 있어주지도 못하는데 내가 뭘 어찌할 수 있을까. 조심 또 조심하라는 의미 없는 잔소리는 가슴에서만 맴맴 돌뿐,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 괜찮다던 할머니는 상처를 알아주는 손녀 앞에서 또 아기가 되어서는 어제 일을 속사포로 쏟아낸다.
"어쩌다 부딪힌 건지는 나도 기억이 안 나서 몰라. 근데 얼마나 아픈지 눈물 콧물이 다 나오는 거야. 그래서 우는 김에 실컷 울었어"
한 번 터진 울음은 아무리 애를 써도 그칠 줄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우는 김에 울었다고.
안 그래도 여리고 눈물 많은 사람... 그동안 마음 놓고 흘리지 못한 눈물이 얼마나 많기에 우는 김에 실컷 울었다고 할까. 그 말이 또 내 마음에 콕 박혀 오래도록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