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소 체험중인 글쓰기의 효능

by 지금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글 쓰는 이 시간이 이렇게 행복을 가져다 줄지 이전엔 미처 몰랐다. 평소 비 내리는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은 창 밖으로 내리는 비마저 나를 토닥이는 기분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많은 걱정을 했었다. 가장 큰 걱정은 나만의 대나무숲을 가족과 지인이 알게 될까 하는 두려움, 일과 글쓰기를 병행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글쓰기에 에너지를 너무 쏟아 더 힘들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백할 수 없는 것은 여전하지만 나머지 두 가지 걱정은 많이 해소된 상태이다. 진행하는 일과 육아, 간병을 병행하면서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지경이지만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일상에 활력소가 되어주는 것은 분명했다.


나는 글을 쓰는 일로 돈을 벌고 있는 나름의 글로 소득자이다. 한부모가정이나 환아, 자립준비청년 등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그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글을 쓰고 있다.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몇 날며칠 머리 쥐어 짜내며 고민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사연에 글을 쓰면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모금 진행이 저조하거나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때엔 모든 것이 마치 내 책임인 듯 마음이 무거워 견딜 수 없는 날도 많았지만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는 날이 대부분이다.


어릴 적 우리 집을 살펴 주었던 사회복지사 선생님, 어려운 형편이지만 배움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며 장학금을 후원해 주었던 후원자님을 보며 그 마음에 꼭 보답하고 싶었던 나는 초, 중, 고 12년 내내 장래희망이 사회복지사였다.


'나도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할 거야'


사회복지사는 되지 못했지만 그때의 그 마음가짐이 오래 이어졌기에 지금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아닐까. 어쩌면 나는 이미 내가 그토록 원하던 꿈을 이룬 행복한 사람일지 모른다.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지만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과정을 통해서 과거에 아픈 기억만큼이나 고마운 기억도 많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내 일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이 더 커지고 있다.

10분 일하면 한 시간은 누워있어야 할 정도로 쉽게 지치는 저질체력의 보유자로서... 글쓰기로 인해 너무 진이 빠지지 않을까도 걱정했지만, 오히려 시간을 쪼개서라도 글을 써야 하기에 부지런? 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물론 심신이 지쳐 단 한 줄의 글도 써지지 않는 날도 많아 괴롭지만 그럴 때는 다른 작가님들 글을 읽으며 공부도 하고 나의 공간에 남겨진 소중한 댓글을 다시 읽어보며 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지치지 않고 가기는 어렵겠지만, 잠시 지치더라도 계속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긴 요즘.

감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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