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왔다. 아주 쪼~금.
“조심해~ 넘어질라”
“눈 많이 안 왔어. 그리고 내 나이도 이제 불혹이구만~ 맨날 넘어지지 말고 조심하래?!”.
“불혹이고 지천명이면 안 넘어져? 항상 걱정이지."
불혹이고 지천명이면 안 넘어지냐는 말을 곱씹을수록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옷 따뜻하게 입어”
“밥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어”
“길 다닐 때 항상 조심해”
“너무 힘들게 무리하지 마”
“아프지 마”
오늘따라 폭풍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손녀에게로 향하는 관심. 일상적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잘 모르고 지나치는 사랑의 말들. 때로는 내가 아직도 크나큰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있는 존재임을 망각한 채 오로지 보호자 역할만 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힘들어하기도 했는데...
세상 모든 풍파로부터 손녀를 지켜주고 싶어 하는 든든한 나의 보호자. 아직은 할머니의 아가로, 그 너른 품 안에서 조금 더 어리광 부려봐도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