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저녁 식사자리에서 우리는 새해 목표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남편은 지금처럼 열심히 개발에 몰두해서 소기의 성과라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큰 아이는 초등학교에서 제일 큰 언니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대된다고 말하면서 태권도 대회에서도 1등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작은 아이는 언니만큼 줄넘기를 더 잘하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고,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마음 건강을 챙기고 글도 더 많이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었고 엄마가 글을 쓴다는 이야기에 놀란 아이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내게 이것저것 물었다. “오, 레전드~~!” 같은 초딩이들 다운 언어로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남편과 아이들에게 나의 글들을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우선 남편부터 보여줄까? 이런… 도저히 용기가 안 난다. 은연중에 남편 흉을 보지는 않았는지 발행글들을 다시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각자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아이들이 내게 바라는 건 없을까? 엄마의 이런 부분은 고쳐줬으면 한다거나 어떤 엄마가 되어줬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그런 바람들이 있는지 말이다.
"새해에 엄마한테 바라는 건 없어? 얘기해 주면 엄마가 노력해 보려고."
"응. 없어. 나는 지금 엄마 이대로 너무 좋아. 엄마는 정말 좋은 엄마야. “
앞다투어 엄마가 좋은 이유를 나열하는 착한 딸들이다. 내 속에 들어갔나 나왔는지 듣고 싶은 말만 쏙쏙 골라해 준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나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듯했다. 언제 이렇게 커서 엄마 마음을 다정히 어루만져주는 걸까.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나는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가족들의 응원과 사랑. 그 사랑 속에서 나는 올 한 해도 또 잘 살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