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by 숲의 선장

그는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끝이 없는 수평선,

이글이글 떠오르는 해,

맑은 날의 호수같이 잔잔한 수면,

흐린 날의 거칠고도 무서운 파도,

어머니처럼 보드랍게 감싸 안다가도

아버지처럼 무섭게 매몰아치는 바람,

무심한 듯

너는 할 수 있겠냐는 듯한

갈매기의 입꼬리.


모두가 때가 되면 바다로 나아가는 이 작은 마을에서

그 또한 언젠가는 돛을 세워야 함을 알았다.


'할 수 있을까'

'해야만 할까'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어떻게 가야 하는 걸까'


그렇게 그는 바다를 보며 생각했다.


그는 오래도록 항해를 꿈꿔왔지만,

정작 더 익숙했던 건

배를 바라보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고

다시 몇 년이 지난

바람이 잔잔한 어느 날.


그는

돛을 다듬기 시작했다.

두려움을 안고.




매주 화요일 오전 8시에 연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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