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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 Nov 09. 2024

공감(共感)

나무처럼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나무에게도 마음이 있다면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여러분의 생각을 적어보세요.

2. 여러분이 생각하는 나무의 덕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함께 적어보세요.







  요 며칠 청명한 하늘은 사람의 마음도 맑게 밝게 하나 봅니다. 하릴없이 길을 걷다 보면 괜스레 마음이 밝아지고 지나온 일들을 더듬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기도하듯 담담하게 그려보게 됩니다.      


 엊그제가 입동(立冬)이었지요. 겨울답지 않은 따스하면서도 선선한 가을 날씨는 단풍을 즐기려는 길손들의 다정한 벗이 되어줍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나무는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 인간처럼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내년에는 더욱더 성장하고 꽃피워야지 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올 한 해 조금 더 꽃피우지 못한 일, 조금 더 열매를 맺지 못한 일, 온 생명들에게 쉼을 제공하지 못한 일에 대해 성찰하고 있을까요? 자못 궁금해집니다.     


 우리 선현들도 살림살이는 가난하였지만 우뚝 선 나무의 기상을 닮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비바람이 불어도 찌는 듯한 더위가 자신을 괴롭혀도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생명을 위협해도 안으로 안으로 내실을 다지며 생명활동을 쉼없이 이어갑니다.     


 나무는 우주 만물에게 먹거리와 안식처를 제공하고 미적 감수성을 길러주며, 시련에 대처하는 자세를 무언으로 일러줍니다. 우리 선조들은 나무의 이런 덕성에 공감하고 존경하며 닮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不識公卿名(불식공경명지위의 높고 낮음 나 잘 알지 못하네

  頗知圖書趣(파지도서취아는 건 오로지 책읽는 일뿐

  庭木如我心(정목여아심뜨락의 저 나무 내 마음 같아

  翼然淸風聚(익역청풍취맑은 바람 맞으며 우뚝 섰네

 이덕무(李德懋, 1741~1793), <나무처럼[(한서(寒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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