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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 Nov 17. 2024

자립(自立)

나는 누구인가


 

 ♣ 나를 돌아보는 물음                         


 1. 여러분은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적어보세요.

 2. 인공지능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미래를 그려 나갈 수 있을 지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 보세요. 



    


 


  오늘은 유독 바람이 많이 붑니다. 아침 산책길을 나서니 눈에 띄는는 것이 거미의 생명 활동입니다. 거미는 거미줄을 스스로 자음으로써 생명 활동을 꾸려나가고 개미는 자신보다 무거운 먹이나 사체를 들고서 자신의 보금자리에 먹거리를 모음으로써 생명 활동을 해 나가며 나무와 식물은 봄에는 꽃피우고 여름에는 생장하며 가을에는 열매를 맺고는 새나 산짐승, 바람의 힘을 빌려 훗날을 기약합니다. 이 모든 생명 활동은 곧 주체적으로 독립된 삶을 꾸려나가기 위한 오랜 지혜의 산물입니다.      


 하늘과 땅의 중재자인 우리 인간은 어떨까요? 땅에서는 흙을 일구는 활동을 통해 바다와 강에서는 고기잡이와 양식을 통해 산에서는 약초와 열매 채취를 통해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먹고 사는 일만 해결했다고 해서 우리의 할 일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인생이라는 산길을 걷는데 때로는 홀로 때로는 산짐승, 산새, 나무와 계곡이 함께 할 때도 때로는 때로는 떡갈잎이나 소나무가 길을 막기도 갈림길에서 길을 찾지 못해 헤메일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스스로 만든 인생 지도인 자화상(自畵像)을 지니고 있다면 즐거움과 슬픔, 기쁨과 고뇌의 순간에서도 흔들릴 수는 있되 결국 오롯이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인공지능 및 VUCA[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함(Ambiguity)]의 시대 자립의 전제조건은 얼마나 탄탄하면서도 때로는 유연한 자화상을 그려 나가는 힘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쌓으며 유지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 오 백년 전의 우리 선조는 자신의 자화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 살펴보며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고맙습니다.          



  春山無伴獨行時(춘산무반독행시봄 산길 짝 없이 홀로 걷는데

  猿狖雙雙先後隨(원유쌍쌍선후수원숭이 쌍쌍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르네

  槲葉蔭溪迷小徑(곡엽음계미소경떡갈잎 시냇물 덮어 오솔길에 헤매이고

  松槎偃石碍通歧(송사언석애통기소나무 바위에 누워 갈 길 막아서네

  年年收栗忘貧歉(년년수율망빈겸해마다 밤을 따 굶주림 면하고

  處處團茅任適宜(처처단모임적의곳곳에 초가지붕 살기 좋구나

  點檢一生忙事少(점검일생망사소내 일생 돌아보니 바쁜 일 적고

  世間韁勒不曾知(세간강륵부증지세상 구속 모르고 살았네

 김시습(金時習, 1435~1493) <산에 살며(詠山居贈山中道人五首中二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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