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일
엊그제 대한(大寒)을 지나 입춘(立春)으로 향해 가고 있는 오늘입니다. 요 며칠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지만 그 속에 따스한 봄이 속해 있음을 목련의 회색빛 솜털 같은 꽃망울과 붉은 매화 가지의 눈 속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바람은 차고 매섭지만, 어느 순간 기후가 따뜻하게도 때로는 차갑게도 느껴져 마냥 차가운 바람만 부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료한 일상을 걷기와 책 읽기 그리고 사색과 사유로 채울 수 있어 하루하루가 빛나는 것 같습니다.
이 추위가 곧 있을 다채로운 빛깔의 꽃과 나무, 곤충, 산새 소리로 화사하게 채워지고 펼쳐지길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나무와 꽃향기의 서로 주고받음, 하늘빛과 물빛의 교감, 막힘없이 위아래 훤히 뚫린 시리도록 맑은 우주 대자연의 큰 울림과 고요 앞에서 네 것, 내 것 경계 세움 없는 참자유와 참된 경지 닮아가고 싶습니다.
늘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樂意相關禽對語(낙의상관금대어) 마음 즐거우니 새와도 교감(交感)하고
生香不斷樹交花(생향부단수교화) 향기 은은하게 나무와 꽃 서로 주고받네
此是無彼無此之眞機(차시무피무차지진기) 이것과 저것 사라지니 참자유 드러나네
野色更無山隔斷(야색갱무산격단) 들 빛 산과 이어지고
天光常與水相連(천광상여수상련) 하늘빛 늘 그렇듯 물빛과 함께 이어지니
此是徹上徹下之眞境(차시철상철하지진경) 위아래 훤히 뚫린 참 경지 이루네
吾人時時(오인시시) 우리는 시시각각
以此景象注之心目(이차경상주지심목) 이러한 풍경 살펴 마음의 눈 삼으면
何患心思不活潑(하환심사불활발) 마음 답답할까
氣象不寬乎(기상불관호) 기상 비좁을까 걱정할 일 있을까?
- 홍응명(洪應明, 1573~1619), <참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