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가득

병천순대와 호두과자를 사며

by 노완동

어릴적 아버님은 밖에서 과음하시고 늦게 들어오실때면 항상 양손에 뭔가를 가득 들고 들어오시곤 했다. 집 앞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면 동네 사람들이 다 듣도록 내 이름을 크게 부르셨는데 어린 마음에 부끄럽기도 하고 동생들 이름 좀 부르지 하는 생각도 하곤 했었다.

지금처럼 집에 늘 과일을 놓고 먹던 시절은 아니라서 주로 과일 종류였던 거 같은데 수박이 산산히 조각나거나 딸기가 쨈 직전인 경우도 종종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방에 가실 일이 있으면 그 지방 특산물도 가져오셨는데 동네에서 사면 되지 굳이 뭘 저렇게 사오시나 싶었고 맛에 민감하지 못한 경상도 어린이이다 보니 시큰둥했었지 감사하다거나 억수로 기쁜 맘이 생기진 않았다.

손이나 작으신가, 한보따리씩으로 우리 가족이 다 먹기에는 많은 양이었고 평소에는 무거운 물건 있어도 어머니가 들게 하지 가오 때문에 빈손으로 다니기 일쑤인 분이셨다.




오늘, 천안에 왔다가 병천을 지나게 되어 병천순대를 좀 샀다. 물론 아내는 순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내장은 언감생심이고 순대만 몇개 먹을 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터라 버스 타고 다시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또 서울에 도착하면 지하철을 타고 가야겠지. 근데 천안역에 도착하면 호두과자를 좀 사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순대와 호두과자를 좋아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땀이 많이 흐른다. 날이 덥다.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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