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일상 I 11월 세 번째 이야기
보물
굳게 닫힌 철문을 열어 보물을 찾듯 하나씩 열어본다.
잘 보관된 소품들은 다시금 생명을 얻는다.
물러나 있을 때와 무대에 오를 때가 사실상 연결되어 있다.
• 흑백의 일상 1725일차
D. 2022.11.14(월)
L. 덕은 컨테이너 창고
골목
길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길로 이용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하겠지.
• 흑백의 일상 1726일차
D. 2022.11.15(화)
L. 이태원 골목
타자
탁탁탁 하는 소리에 망상으로 빠진다.
장비를 잘 갖추고 나면 글을 더 잘 쓸 것만 같다.
왜 실력이 늘어나지 않고 있는지 깨닫는다.
• 흑백의 일상 1727일차
D. 2022.11.16(수)
L. 오르페움 연습실
회포
오래간만에 만나는 후배.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을 버티어 온 시간들.
잔을 비우고, 안주를 비워도 허전하다.
• 흑백의 일상 1728일차
D. 2022.11.17(목)
L. 약수동 골뱅이 신사
상상
책과 장난감이 어지러이 널려 있고 아빠보다 귀가가 늦어지는 모양이다.
하나씩 치우고 정리하며 낮에 무엇을 하면서 놀았는지 상상해 본다.
• 흑백의 일상 1729일차
D. 2022.11.18(금)
L. 수원 천천동 우리 집
연습실
연습실에 미리 도착해서 배우들이 오길 기다린다.
컴퍼니 매니저가 프리셋을 다 해 놓아서 사실상 할 일도 없다.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 흑백의 일상 1730일차
D. 2022.11.19(토)
L. 오르페움 연습실
나란히
오늘은 물속에서 놀 수 있는 자격이 제한된다.
나란히 대기해 있다가 선택받은 녀석만 들어간다.
욕탕 속 이치도 세상과 비슷하다.
• 흑백의 일상 1731일차
D. 2022.11.20(일)
L. 수원 천천동 우리 집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