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일만의 류현진 선수의 복귀전
신중한 투구였다. 표정이 많은 선수는 아니지만 긴장한 티가 났다.
복귀전의 무대는 제대로 준비되어 있었다.
멀쩡히 선발로 던지던 두명의 투수가 불펜으로 갔고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며 게다가 어제는 화끈하게 벤치 클리어링도 한판했다.
잰슨이 빠진 불펜의 불쇼와 타선의 침묵으로 5연패 중인 건 불안 요소이자 기회였고
투수에게 유리한 다저 홈 구장에서 한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내년에 FA가 되는 건 동기부여가 될지 부담이 될지는 알수 없는 거지만
이번 한판으로 FA로 가는 행보와 팀 내 역할 분담의 분수령이 될 것은 분명했다.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볼넷 무실점 (투구수 89, 스트라이크 60)
이보다 더 잘 던질 수는 없었다.
내부적으로 한계 투구수가 있었겠지만 본인의 이닝을 마치고
대타가 필요해서 바뀐 것이라 가타부타 할 것도 없다.
승리 투수가 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의 일을 어쩔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말이 좋아서 팔색조 피칭이지 힘으로 윽박지르던 투수가
생존을 위해 이렇게 변신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파워 피쳐는 아니었지만
체인지업을 위해서라도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은 같은 구종을 연속으로 던지지도, 같은 타자에게는 두번을 던지는 것 같지도 않다.
절묘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현혹하고 타이밍을 뺏을 뿐이다.
사실 무엇하나 쉽지 않은 여건에서 이런 피칭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에이스로의 위력은 없을지 모르지만 에이스만이 가질 수 있는 정신력을 보여준 것은 확실하다.
후반기 류현진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