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일상 I 계묘년 12월 세 번째 이야기
애매(曖昧)
우산을 쓸지 말지 애매하게 내리는 비.
택시를 탈지 말지 애매한 거리.
애매한 마음을 뒤로하고 무심한 도심 속으로.
흑백의 일상 2117일 차
D. 2023.12.11(월)
L. 세종시
불빛
낮이 짧아지며 퇴근 시간 전에 어둠이 내린다.
야근과 불빛 사이의 상관관계가 잠시 깨어진다.
자연의 섭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라도 얼른 끝내자.
흑백의 일상 2118일 차
D. 2023.12.12(화)
L. SK V1빌딩
부합(附合)
작가의 의도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듯한 이용객.
어차피 교감은 타인에게도 기대하기 힘들다.
몸뚱이 하나라도 편하면 그뿐.
흑백의 일상 2119일 차
D. 2023.12.13(수)
L. 9호선 언주역
의문(疑問)
일하면서 생맥주 한 잔 먹는 것이 나쁜가.
맥주 마시며 일을 처리하는 것이 나쁜가.
잘 모르겠다.
흑백의 일상 2120일 차
D. 2023.12.14(목)
L. 오카구라 라멘&이자카야
연말(年末)
비가 그치고 가게의 조명들의 환하게 켜진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얇아진 지갑 탓인지 거리가 한산하다.
통상적인 연말 분위기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거 같다.
흑백의 일상 2121일 차
D. 2023.12.15(금)
L. 수원 역전 시장
전용(專用)
함박눈이 온 아침.
아들과 함께 만든, 아니 같이 놀고 나서
아빠 혼자서 만든 우리 집 전용 눈사람.
흑백의 일상 2122일 차
D. 2023.12.16(토)
L. 수원 매교동 우리 집
때
아이들은 놀기 바쁘고 부모는 사진 찍기 바쁘다.
물론 테이블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부러워하지 말고 현재를 더 즐기자.
흑백의 일상 2123일 차
D. 2023.12.17(일)
L. 너티차일드 용인점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