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塞翁之馬)

올 겨울 아니 가을에 맞은 첫눈의 기억

by 노완동

야외에서 하는 행사의 중요 변수 중 하나는 날씨다.

아무리 좋은 일정이라고 해도 너무 덥거나 추우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

비는 말할 것도 없다.


갑작스럽게 추워진다는 일기예보가 혹시 틀리진 않았는지

다시 확인해 보지만 호텔로비에서 버스까지 가는데도

칼바람이 옷 사이를 파고든다.


첫 번째 현장 답사지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매립하여 자원화한 수도권매립지인데

기후변화대응 세미나에 참석한 개도국 관계자들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코스다.


실내인 홍보관까지는 그럭저럭 버틸만했지만

매립 현장으로 이동해서 내리려고 하는데 급기야 올해 첫눈이 내린다.


대부분 더운 지역에 사는 분들인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고

대략 난감한 마음에 추우니 외투를 꼭 여미시란 의미 없는 당부의 말만 하고 만다.


진눈깨비가 얼굴을 때려 겨우 실눈만 뜨고 있는데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모두가 서둘러 카메라를 꺼내 들고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뭔 일인가 싶어 봤더니 올해 첫눈이 아니라 생애 첫눈인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까짓 추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뭐든 너무 걱정하지 말자.

어떤 이유에서건 모두가 즐겁다면 괜찮은 거 아닌가.


올 겨울 아니 가을에 맞은 첫눈의 기억.


D. 2023.11.17(금)

L. 수도권매립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