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사고

경북 영천에서 직접 배송 온 복숭아

by 노완동

우리 외갓집은 경북 영천에 있다.


아직도 작은 외삼촌이 계시고 어머니와 이모는 고향 친구들과 왕래를 하신다.


며칠 전 이모의 고향 친구가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며 어머니가 자식들 집에 복숭아 한 상자씩을 보내셨다고 했다.


뭐 그런가 보다 하고 흘려 들었는데 우리 집만 배달 사고가 두 번이나 났다.


택배 회사의 문제이니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오늘 복숭아 농사짓는 분의 형이란 분이 연락이 왔다.


복숭아를 직접 가져다주신다고 한다. 여기는 수원인데?


배달 사고를 낸 택배 기사님은 그럴 리 없다고 우기고 송장 번호를 확인한 뒤로는 아직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데 정작 택배를 신청한, 그것도 그분의 형이 경북 영천에서 직접 가지고 오셨다고 한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럴 실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마침 시골 갈 일이 있었고 또 마침 수원에 사신다고 한다.


송구한 마음에 탄산수 한 병과 코코아 음료 하나를 들고 복숭아를 받으러 아파트 현관으로 내려갔다.


사연을 주저리주저리 말씀드렸더니 본인도 동생의 부탁으로 그냥 온 것이라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신다.


경상도 특유의 친구 면을 생각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신뢰의 문제다.


가져오자마자 하나 씻어서 먹었는데 완전 꿀맛!


불현듯 추가 주문을 했다는 막내 동생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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