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에서 여자배구와 야구의 결과를 보며 드는 단상
스포츠에서 잘 졌다는 표현만큼 애매한 것이 없다.
이기기 위한 대결에서 어떻게 잘 질 수가 있는가.
물론 최선을 다했는데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뜻으로 사용한다면 이보다 쉬운 일은 없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나 팀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인가.
태업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가 최선을 다했을 것인데 어떻게 이런 질문이 가능한가.
그것은 팬들이, 관객들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팬들의 평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개소리는 무인도에서나 할 소리이고
프로 선수라면 팬들의 평가는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 평가와 관심으로 인해 먹고사는 것이니까.
심판은 경기 내용만 판정하지만
팬이나 관객은 경기력, 태도, 언행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누구를 응원한다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이기 때문에.
여기에 똑같이 4위를 한 구기 종목이 있다.
객관적으로 메달을 딸 실력이었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거 같다.
그런데 한 종목은 땄으면 좋겠다고 했고
하나는 따겠다고 했다.
한 종목은 논란을 어떤 핑계로도 삼지 않았지만
한 종목은 논란을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중계만 봐도 원팀을 느낄 수 있기도 했지만
우리는 간절하다고 강변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4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환한 미소로 단체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고개를 숙인 채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도 있다.
아무리 올림픽이 정치적으로 변질되었다고 하지만
스포츠 그 자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TV 앞을 떠날 수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