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나는 어떤 상황에서 편안한가?

안정은 나의 안전지대를 낳는다

by 나우디
tempImageVZuc2u.heic


나의 안전지대를 파악하는 건, 내 몸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일이다.


안정감은 우리 삶에 다양한 양분을 공급해 준다. 생각의 발산을 돕고, 조금 더 유연한 사고를 기르며, 화합을 위해 고집을 내려놓게 한다.


이러한 안정적 상황을 스스로가 인지한다는 건, 스스로를 꽤나 잘 지켜간다는 의미고,

스스로를 지킬 줄 안다는 건, 스스로에게 예의를 차리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예의를 차릴 줄 아는 사람은 상대에게 존중과 예의를 부드럽게 줄줄 아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성숙한 어른이라 생각한다.


결국 내가 어디서 편안한 지를 알면, 나의 가장 좋은 모습으로 상대를 마주하며 상대에게 가장 좋은 것을 내어줄 수 있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진짜 편안할까?


#1 작위적인 공감보다 내게 질문을 던져주는 사람 앞에서


나의 인생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나를 궁금해하고, 내게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건 나를 세심히 바라보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과 있을 때면 진짜 편안함을 느낀다. 날것을 드러내어도 부끄럽지 않고, 힘들이지 않고 뇌에 필터를 많이 거치지 않고 에너지를 고요히 쓸 수 있다.


질문은 가치를 낳는다 믿는다. 양방향 가치의 연결은 질문을 통해 가능하다.

깊은 질문, 혹은 가벼운 질문 어떤 것이든 수용할 수 있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이런 상대방에겐 나도 관심 섞인 질문을 수차례 건네며 관계를 급속하게 형성해 간다.


#2 진지할 때 진지하고, 장난칠 때 장난칠 줄 아는 환경에서


무드가 맞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맞다고 확신이 든다.


1개월 전, 쿠팡 본사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게 된 경험이 있었다.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 면접 이후의 감정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상대는 '쿠팡 댓글 알바'아니냐고 이야기했다. 물론, 악한 의도의 장난은 아니었을지언정 나의 이야기 무드와 전혀 맞지 않다고 느꼈고 꽤나 불편했다.


진지하고 톤 다운된 목소리로 면접의 과정을 공유하는 데, 무드를 깼다고 생각했다. 진지할 때 진지하고, 장난칠 때는 장난치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런 상황이 맞는 환경에서 내가 진짜 편안하다고 느끼는 시점이었다.


#3 무해한 사람과 있을 때


살아가면서 꼬이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을 항상 고대한다.


교회에 많다. 서천에 사는 형님이 한 분 계신데, 그냥 무해하게 웃으며 어떤 이야기든 들어주고, 때론 조언을 해준다. 꼬이지 않았다. 너스레도 잘 떨고 사람냄새가 풀풀 난다. 요즘 시대는 무언가 하나를 숨기고 있다. 적당한 경계선으로 가슴 안에 칼을 숨기고 있다. 그런 관계에서 굉장히 불편함을 느낀다. 무조건적인 효율만을 생각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 숨이 막힌다. 관계와 인생에선 비효율에서 오는 감동이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고 믿는다.


#4 고요한 창작의 공간에 있을 때


글을 쓰다 보니, 지금 이 순간이다. 너무나 평온하다.


오롯이 나를 마주하며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는 것이 편안하다. 방해 없고 나만 바라보면 된다. 섞여있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한 부분은 떨어져 나와 한발 빼고 날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인지 깨닫는다. 지금 여기, 안전지대다. 아 한 개 더 있다. 혼자 기도하는 시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다.


질문, 무드, 솔직함을 겸비한 무해함, 고요한 나만의 시간


상대와의 깊은 대화를 즐기고, 질문해 줄 줄 아는 사람을 만나면 무장해제와 동시에 편안해진다.

소수 정예의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며, 다수가 있을 땐 말을 아끼는 편이다. 고요함도 내겐 꼭 필요한 무기다.


편안한 사람들과 편안한 공간에서 편안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바람인 듯 보인다.


나는 솔직하고 투명한 사람과의 고요함 속에서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때 가장 나답다. 편안하다.

그런 자리를 잘 마련해 가는 것이 나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일이자, 성숙한 성장인듯하다.

매거진의 이전글[탈진] 나는 어떤 상황에서 쉽게 지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