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속에서 느낀 편안함

세상을 살아내려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by 나우디

#나의 생각을 움켜쥐었던 책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작가


photo by Naver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경제 관련 서적을 읽다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른 것으로 채우고 싶었다. 성장을 위해서라며 말하지만 관심이 적었던 분야의 책을 읽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무렵 밀리의 서재 메인 화면에 표시된 '불편한 편의점'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궁금하기도 했고, 위의 사진과 같이 책표지에 쓰인 '전 세대를 사로잡은 위로와 감동'이라는 카피라이팅에 속절없이 후킹 당했다.


이 책은 편의점에 얽힌 각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불편한 편의점으로부터 오는 편안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역설적이다.


70대 할머니인 편의점 사장은 자신의 파우치를 잃어버린다. 그 파우치를 노숙자가 찾아주게 되고, 따스한 마음씨를 지닌 노숙자 속 진실된 선함을 바라보며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에 앉힌다. 어눌함 속에 가진 순수함, 일하며 마주하는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그 관계 속 얽히고 잔존해 있는 쓴 뿌리들을 하나 둘 뽑아 나가며 세상에 편안함과 위로를 선물해 주는 그런 책이다.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소재들을 감동적인 서사로 풀어나가며 공감대를 이끌고, 이상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지 않는다.


책은 말한다.


"행복은 걸어가는 길 자체에 있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 편의점에 모여 회포를 푼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삶의 응어리, 애환, 자존심 등이 버려진다. 그들은 편의점을 통해 삶의 용기와 동시에 살아가려는 발걸음을 얻는다.


소설 속에선 타인에게 기대는 것을 어려워하는 세상 사람들이 나온다. 이것은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에선 부자들의 기준과 격차가 올라감에 따라 현실과의 갭에 더욱 괴리감을 느끼며 자신에게 향하는 말들을 모두 화살로 보는 이들이 있다.


작가는 이것이 마치 지나친 타인의 관심이라 여기지 말고, 세상을 따뜻하게 살아가려는 그 사람들의 손을 붙잡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때론 그 손이 오염된 손이라 부정적인 시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한 번 잡아보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그럴 때 마주하는 자신의 진실이 있다. 거울을 부술 방안만 찾는 것이 아니라, 거울 속의 나를 그대로 용인하고 마주하는 것으로부터 우리 인생의 걸음이 시작되지 않을까?


본인이 생각했던 본인의 자아와 대립도 해보고, 그 간극을 피부로 느껴보며 살아갈 때 일어남이 있다. 설 수 있다. 달려갈 힘이 생긴다.


불편한 편의점은 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편의점에 처음 방문한 모든 사람들은 불편함을 외쳤다. 하지만, 하나둘씩 이야기를 나누며 솔직한 자신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의 불편함은 어느새 편안함과 안정으로 변화되어 삶을 꾸역꾸역 살아나갔다.


마치 우리와도 같다. 저마다의 직장, 삶의 일터, 가정 등에서 겪는 불편함과 불만이 때론 매몰차게 우리를 힘든 삶으로 몰아낼 때가 있다. 아프기도 하며, 괴롭기도 하다. 내려놓기도 쉽지 만은 않다.


하지만, 저마다가 가진 각자의 삶의 무게를 진실과 솔직함을 섞어 나누는 건 어떨까? 슬픔이 두 배가 되는 것이 아니다. 분명 누군가는 들어줄 이가 이 세상엔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그리 악하지 않다.


이제 우리는 삶을 마주할 차례다. 삶의 작은 소용돌이 속 조그마한 돌파구를 찾아나갈 때면 행복이 다가와 속삭일 거다.


그 속삭임은 꽤나 달콤할 것이고 그다음 걸음을 위한 동력이 될 거다.


편안함을 마주했던 편의점 속 모든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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