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초보 작가의 브런치에 대한 첫인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중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브런치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브런치에 작가가 됐다는 이메일이었다. 브런치에서 작가가 된다는 것이 그렇게 축하받을 일인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가 ‘작가’라는 어감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메일을 멍하니 들여다봤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브런치에서 사용하는 용어인 작가는 블로거라는 단어와 사뭇 다른 뉘앙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수년 전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저는 브런치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라며 인사를 건넸던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브런치에서 작가가 되는 것은 블로거보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났다. 그는 내게 많은 이들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지만 통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 누군가를 만나기 훨씬 전, 호기심 삼아 브런치에 가입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가입을 하고 심사를 거쳐야 내가 쓴 글이 다른 이들에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보고는 단숨에 브런치와 작별한 적이 있다.
브런치에서의 작가란 자신이 쓴 글이 남에게 노출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 같다.
한국어로 된 책이 읽고 싶어서, 산뜻한 글을 읽고 싶어서 브런치 앱을 다시 다운로드하였다. 작가가 되지 않더라도 아무도 내 글을 읽어주지 않더라도 나 혼자 이곳에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브런치에서 작가가 되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얼마 전 감성에 잔뜩 취해 휴대폰으로 틈틈이 써놓은 글 한 편과 함께 작가 신청을 했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신청 당시 꽤 덤덤했고, 신청이 끝나자 덤덤함은 이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렸다. 기대감은 살며시 긴장감으로 변했다.
2021년 2월 3일 나는 마침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대학에 단번에 합격한 고3 수험생 마냥 기뻤다. 그런데 이 기쁨을 나누려고 보니 누구와 나눠야 좋을지 몰라서 휴대폰을 꺼내 브런치 앱을 켜고 자축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를 본격적으로 접한 지 며칠 되지 않았다. 브런치 초보인 내가 본 브런치에 대한 느낌을 적어본다. 이 느낌은 훗날 바뀔 수도 있으며 다른 이들이 느낀 것과 다를 수도 있겠다 싶다.
1. 브런치 인터페이스
브런치 인터페이스는 다른 플랫폼들과는 달리 읽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 브런치를 통해 다른 작가들의 글을 단시간에 빠르게 읽어 나갈 수 있어 좋았다. 최적화된 이스를 바탕으로 작가들의 글에 가독성이 한층 가미된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관점에서 볼 때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에디터는 그야말로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다. 심플함이 상당히 돋보인다. 작가들은 각자 작품을 쓰는 방법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이는 원고지에 펜을 들고, 어떤 이들은 컴퓨터 앞에서 워드나 한글 프로그램을 켜고, 또 어떤 이들은 브런치를 켜고 말이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지 최종 작업은 브런치가 접속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때 브런치의 심플함은 작업의 능률을 올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광고가 없다
웹에서 광고 노출이 익숙해진 나는 적당한 광고 노출은 괜찮다고 보는 입장이다. 일부 인터넷 매체를 보면 지나치게 과도한 광고들로 인해 본문 조차 읽기가 힘들 지경에 이르러 결국 그냥 열었던 웹페이지를 닫아버리는 경우가 다 반사다. 또한 이러한 광고 도배는 해당 사이트의 이미지를 흐리게 한다. 브런치는 이러한 점에서 깔끔함 그 자체다. 오로지 글을 위한 사용자들을 위한 공간이랄까.
반면, 글을 쓰는 작가 입장에서 볼 때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다 싶다. 작가는 글이라는 콘텐츠를 사이트에 제공하고 해당 사이트는 콘텐츠를 노출시켜 유저를 유지하면서 수익 올린다는 관점에서 볼 때 작가들에게 미미한 수익이라도 지급된다면 작가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 않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물론 브런치 작가들은 이 대신 다른 부분에서 다 큰 가치를 느끼고 글을 쓰는 것 같다. 브런치 작가들의 작품이 책으로 출판되는 경우는 많아 보인다. 물론 그 기회를 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3. 질이 높은 글
브런치에 게재된 글들은 일반 블로그와는 다르다. 이것이 나를 브런치로 끌어들인 이유이기도 하다. 글을 잘 쓰고 못 쓰는 것은 브런치에서 중요치 않아 보인다. 브런치 작가들 대부분의 글에서 독자들을 위한 ‘성의’와 ‘진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재미’도 느껴졌다. 블로그에 게재된 정제되지 못한 단어 사용과 표현, 그리고 난무하는 광고 게시물들은 나를 질리게 만든 지 오래다.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훌륭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으니 어떤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꾸준함 같다. 꾸준하게 무엇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이 휴대폰을 꺼내 10초도 채 되지 않아 다 읽을 수 있는 짧은 글 한 편을 쓰는 것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글을 써 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