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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금 Sep 20. 2020

입사 지원 전 기업 조사 체크리스트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회사 버전




    이제 지원할 만한 공고를 발견했다면, 그 회사와 산업에 대해서 공부할 차례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지,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 산업의 미래는 어떨지 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이력서 작성과 면접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산업을 옮기는 경우에는 더더욱 사전 조사가 중요하다. 같은 포지션에 지원한 사람들 중에서는 그 기업과 동종 업계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을 제치고 뽑히려면, 산업 이해를 위해 얼마간은 노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 사전 조사에는 어떤 것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찾아보면 좋을지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다. 






I. 산업과 회사에 대한 이해


    경험상 아래 8가지 요소를 짚어낼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1. 시장 규모와 추이, 미래 전망
2. 수익 모델
3. 소비자 세그먼트 분류와 특징
4. 주요 경쟁사와 제품 특성, 시장 점유율
5. 회사별 핵심 역량과 기술
6. 산업의 핵심 성공 요인
7. 대외적 요인
8. 회사별 최근 이슈


    하나씩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1. 시장 규모와 추이, 미래 전망


    이직 시 가장 좋은 산업은 현재까지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성장하리라 짐작되는 곳이다. 커져 가는 시장에 있는 기업에서는 비교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용이하다. 이에 새로운 도전을 장려하고, 직원의 장기적인 성장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또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에, 이직자가 적응하기 쉬운 문화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산업이 장기간 침체되어 있었다거나, 하락이 예상되는 곳이라면 이직을 재고해봐야 한다. 회사는 필연적으로 속해 있는 산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업황이 좋지 않을 때 회사들이 성장을 지속하기란 어렵다. 위축되는 기업은 실패에 민감하게 될 뿐 아니라 인원 감축 등 직원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일들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2. 수익 모델


    간단히 말해, "이 회사는 무엇으로 어떻게 돈을 버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제품 판매, 광고, 부동산 임대, 수수료 등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지 파악이 필요하다.


    만약 이 단계에서 수익원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면, 입사 지원서를 살포시 내려놓자. 회사에 들어올 돈이 없으면 월급도 안 들어올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할 수 없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주식에서도 이해가 안 되는 곳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 수 없는 회사에 커리어를 투자할 이유가 없다.



[P1] 예를 들어 영화관은 티켓뿐 아니라 스낵, 광고로도 수익을 낸다



3. 소비자 세그먼트 분류와 특징


    B2C 제품이라면 소비자의 인구통계학적(나이, 성별 등)이나 사회경제학적 (교육, 수입 등) 특징으로 나누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 외 행동 특성(구매 시간 등)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B2B에서는 고객의 산업과 제품 타입으로 구분하는 듯하다.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주요 클라이언트 목록을 훑으면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다. 



4. 주요 경쟁사와 제품 특성, 시장 점유율


    독점이 아니라면 분명히 대적해야 하는 경쟁사는 있기 마련이다. 제품마다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어느 소비자들과 연결되는지까지 생각해보면 자사, 경쟁사 제품들의 특징을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아래 표와 같이 도식화하면 제품과 고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첫 번째 열의 리스트를 추가 또는 수정해서 보면 된다.

 


    만일 일반 소비자가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본인이 써보거나 지인의 후기라도 꼭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업은 언제나 소비자 반응을 가장 궁금해하기 때문에, 생생한 에피소드를 곁들인 리뷰라면 굉장히 흥미로워할 것이다.



5. 회사별 핵심 역량과 기술


    경쟁사들이 어떤 면에서 강점을 갖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R&D, 신제품, 마케팅, 유통망 등등 해당 기업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영역이 어디인가를 알아본다. 



6. 산업의 핵심 성공 요인 (KSF, Key Success Factor)


    산업에서 선두 기업이 되려면 어떤 요소들이 필수적인지에 대해 조사해보는 것이다. 원가 절감, 숙련된 기술자, 짧은 주기의 신제품 출시 등 산업 특성에 따라 매우 상이하다.


    검색해서 나오지 않는다면, 1~2위 기업이 어디에 강점을 가졌는지 살펴보기를 권한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충족했기 때문에 선두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P2]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에서는 어떤 것이 KSF일까요? 디자인? 기술력? 출신 국가?



7. 대외적 요인


    거시적인 차원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등 그 어떤 것이라도 될 수 있다. 정부 규제가 가장 대표적이며, 그 외에 수출 분쟁이나 국민 정서(예시: 반일 감정), 전염병 등이 있다.



8. 회사별 최근 이슈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파악해본다. 특허 취득, 인수합병(M&A), 해외 진출, 임원진 교체 등 다방면으로 확인한다.






II. 정보원


    위 8가지 요소를 어디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지, 실제로 애용하는 리소스들을 추렸다. 



1. DART 사업보고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사업보고서를 발간하는데, 그 회사의 사업뿐 아니라 산업에 대해서도 상술하기 때문에 사전 조사에 유용하다.


    가장 첫 화면의 검색창에서 정기공시 메뉴 안의 사업보고서를 선택한다. 사업보고서가 열리면, 아래와 같이 “사업의 내용”을 클릭해 확인하면 된다. 


CJ제일제당 2019년 사업보고서



2. 연간보고서 (Annual Report)


    상장 기업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간 보고서를 발행한다 (또는 연차 보고서). 대개 홈페이지에서 Investor Relations의 약자인 “IR” 섹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의 사업 현황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외국계는 많은 경우 본사 홈페이지에서 Annual Report를 찾아보면 된다. 단, 한국 시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서 읽는다.


네이버 2019년 연차보고서 (Annual Report)



3. 보도자료 (Press Release)


    각 기업 홈페이지에서 홍보자료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최신 관심사와 주목할 만한 성과를 알아내기 용이하다.


    홍보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검색 포털에서 회사명을 검색했을 때 왠지 자랑으로만 도배되어 있는 것 같은(!) 기사를 읽으면 된다. 칭찬 일색인 기사는 기업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한 것일 확률이 높기 때문. 


KT 홍보센터 - 보도자료가 정리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4.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 (Analyst Report)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주식의 매수, 매도에 대한 의견이 담긴 보고서이다. 앞서 1~3번의 사업 보고서, 연간 보고서, 보도자료는 기업의 입장에서 작성되었다면,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조금 더 객관적인 눈으로 산업과 기업의 퍼포먼스와 성장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다.


    증권사별로 회원가입 후 확인할 수도 있지만, 여러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한데 모아놓은 한경 컨센서스 활용을 추천한다. 


한경 컨센서스 (http://consensus.hankyung.com/)


    유사한 사이트로 FnGuide가 있지만, 유료이다 보니 추천하지 않았다. B2B 위주 서비스라 개인에겐 좀 비싸다.  



5. 산업, 기업에 대한 외부 아티클과 리포트


    공신력 있는 매체에서 산업과 기업에 대해 다룬 것을 찾아본다. 검색 포털에서 ‘동향’, ‘현황’, ‘전망’ 등의 키워드를 산업이나 기업명과 함께 입력하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인 블로그는 전문가임이 입증되지 않은 이상 되도록이면 참고하지 않기로 한다. 집단 지성 사이트들 또한 저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전문성 확인이 어려우므로 가급적 지양하면 좋겠다.


구글 뉴스에서 '백화점 동향'을 검색한 결과


    추가적으로, 유로모니터(Euromonitor)라는 시장 조사 회사의 리포트로도 마켓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FnGuide처럼 유료이긴 하지만, 유로모니터 리포트는 간혹 구독 중인 대학교가 있으니, 만일 학적을 두고 있다면 학교의 온라인 DB를 통해 열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6. 기업의 Owned Media: SNS, 블로그 등


    이제는 기업도 홈페이지 외에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여러 채널들, 다른 말로 owned media를 두고 있는 시대다. 특히 신제품 출시와 같은 최신 이슈를 이 채널들에서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마켓컬리의 유튜브. 기업의 최근 관심사들을 알아볼 수 있다.



7. 해당 기업 재직자와의 대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해당 기업 재직자와의 대화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기업 재직자를 찾아서 꼭 대화를 나눠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기업에 다니는 분을 정 못 찾겠다면, 경쟁사 재직자라도 찾아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좋다.


    재직 중인 사람만큼 업황과 제품, 그리고 이슈까지 속된 말로 ‘빠삭한’ 사람은 없다. 재직자를 만날 수만 있다면 정보 찾는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고, 검색으로 나오지 않는 것까지 알아낼 수도 있다.


    요즘엔 반드시 자신의 주변 인맥에서 찾지 않더라도, 재직자와의 연결이 가능하다. 바로 코멘토, 잇다와 같은 서비스에서 활동하는 분들 덕분. 어쩌면 원하는 회사, 원하는 직무의 멘토까지 정확히 만날 수도 있으니, 십분 활용해보자. 


잇다의 경우 멘토들이 기업명, 직무, 이름까지 공개해 활동한다






    산업과 기업 조사의 중요성은 많은 곳에서 이야기하지만, 정작 어떤 것을 확인해야 하는지, 또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는 잘 정리된 곳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 상세히 서술하여 도움드리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우리는 단숨에 전문가가 될 수 없고, 또한 될 필요도 없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스토리를 셀링 하는 데 있어 부족함이 없게끔, 산업과 회사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게끔만 조사해가면 될 일이다. 즉, 조사가 아예 없으면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큰 부담을 가질 것도 없다는 것!


    그럼 체크 리스트로 성공적인 사전 조사를 마치셨기를 바라며, 이만 이 글을 마친다.


    




저자 주

- 글에서 언급했거나, 사진에 있는 회사와 제품은 모두 저자와 이해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 사이트 캡처 화면은 2020년 9월 14일 기준입니다.


Image source (이미지 출처)

Cover (커버): https://bit.ly/3huIz6D (higher opacity/불투명도를 높였습니다)

P1: https://bit.ly/3myIAKx (cropped/비율에 맞춰 자름)

P2: https://bit.ly/2ZCaZFp (cropped/비율에 맞춰 자름)

*영문 사이트에서 가져온 이미지이기에 영문 안내를 함께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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