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안내문자를 열어본다는 것

좋은 사람은 어떤 일을 할까

by 이제희

며칠 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40-50대로 보이는 남성이 자신을 23살이라고 소개하며 인사를 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엄청난 노안이거나 장난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얼마 뒤 채팅창에 실종경보 안내문자에 나온 사람이라는 한 누리꾼의 제보가 올라왔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1128_0003420569


"김모씨(남, 44세). 178㎝, 65㎏. 파란색 점퍼, 검정색 긴 바지, 검은색 운동화, 안경 착용"

남자가 소개한 23살이라는 정보빼고는 인상착의와 이름까지 일치했다. 유튜버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실제 실종자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 지금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코로나며 미세먼지, 폭우, 폭설 등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재난문자로 찾아 온다. 그래서 재난문자 알람소리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실종안내문자를 보면 간단한 인상착의와 이름, 실종장소 등도 모두 표기돼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마지막으로 포착된 cctv상의 캡쳐 사진이나 일상생활에서 찍은 사진도 첨부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번씩 그걸보고도 일상생활에서 검정 점퍼, 파란 점퍼가 얼마나 많은데. 한국인은 웬만하면 검정바지 아닌가..? 어떻게 이런 인상착의를 보고서 일상에서 실종자라고 짐작해 신고까지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아주 회의적인 시각이었다.


그런데 종종 우리는 이런 기사를 맞닥뜨린다. 실종안내문자를 보고 누군가를 찾았다는 소식. 그 클릭 한 번, 그 문자를 읽은 한 줄의 정보가 누군가의 귀환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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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는 건 대단한 일을 해서가 아니다. 이런 사소한 좋은 일들이 모여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종문자를 클릭해서 읽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신고하는 것. 이 작은 행동 하나가 실제로 누군가를 찾지 못하더라도 그런 애정 어린 관심과 행동이 나를 그 클릭 한 번 이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만든다는 걸 나는 믿는다.


우리는 모두 작은 선택의 연속 속에서 살아간다. 그 선택 하나하나가 나를 만들고, 때로는 누군가의 삶을 바꾸기도 한다. 실종문자 한 통을 그냥 지우지 않고 읽는 것, 그 작은 실천이 쌓여 결국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든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오늘 하루 조금 더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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