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직업이 되면 나는 팬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스포츠 팬이 스포츠를 직업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 가장 큰 책임은 무엇일까?
바로 중립성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좋아하는 팀을 마음 속에 간직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겉으로 티내지 않아야 한다. 스포츠가 업이 되려면 내가 좋아하는 주관적 감정에 대한 배제를 할 수 있는지와 그 감정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내가 한때 응원했던 그 팀의 패배를 냉정히 분석해야 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선수가 경기 중 보여준 실책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리포트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럼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당신은 스포츠를 볼 때 소비자로 남을 것인가, 생산자로서 기획자의 마인드로 전환할 수 있는가 이다.
취업 문턱에서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스포츠가 좋아요' 이다. 너무나 좋아하고 오랫동안 좋아하고, 그래서 아는 게 많고 열정과 관심이 누구보다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업계 직장인의 기준이 애정도로만 판단될 수 없다.
오히려 중요한 부분은 스포츠 기획자, 운영자 즉 생산자적 측면에서 이해도와 경험과 자질이 있는가이다. 역량과 자질은 꼭 경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어떤 태도로 함께 해왔는지가 차곡차곡 쌓여 그 역량이 된다.
이제부터는 당신은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할 때이다.
내 감정과 팬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 중립성의 자세
스포츠를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내가 사랑했던 스포츠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되는 일이다.
더 이상 나는 팬의 입장에서만 머물 수 없다.
이제는 스포츠의 무대 뒤에서 그것을 운영하고 기획하는 사람,
‘스포츠 생산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중립성이라는 단어다.
감정을 품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
경기가 끝나고 좋아하는 팀이 이겼을 때의 환호, 지는 순간 느껴지는 아쉬움, 내가 응원하는 선수의 활약에 가슴 뛰던 기억들. 그 감정은 여전히 나의 일부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감정을 업무에 끌어들이지 않을 수 있는 자기 조절의 힘이 필요하다.
누구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그 사랑이 때로는 객관성과 균형을 흐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스포츠 업계는 ‘좋아하는 사람’보다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관점이 바뀌면 보이는 것들
위에서 말했듯이, 스포츠 산업을 준비하는 많은 이들이 면접에서 가장 먼저 말하는 것은 "스포츠를 정말 좋아합니다"다. 오랜 시간 스포츠와 함께했고, 경기를 보면서 배운 것이 많고, 열정도 누구보다 크다고 이야기한다. 그 진심은 분명 소중하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소비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운영자이자 생산자의 시선으로 스포츠를 바라봐야 한다.
TV에서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타자 뒤로 수많은 광고판이 노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광고판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바로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공간이다.
이곳은 구단의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다.
경기장 내 광고 스팟을 기업에 판매하여, 브랜드는 중계 화면을 통해 노출되고, 구단은 광고비를 통해 운영 자금을 확보한다.
또한 플레이오프나 포스트시즌에서 ‘오늘의 깡’이라는 수훈선수 시상이 진행되기도 했다.
수훈선수는 트로피 대신 ‘농심 옥수수깡’ 과자로 만든 꽃다발을 받는다.
이 또한 철저히 기획된 광고다.
해당 종목 연맹은 시상명이라는 광고 영역을 개발하고, 브랜드는 그 영역에 자사의 상품과 명칭을 노출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다.
팬은 단순한 시상 장면으로 보지만, 생산자의 눈에는 브랜드 마케팅과 수익 창출 구조가 보인다.
이런 시선을 갖는 것이 바로 스포츠 산업 종사자의 기본이다.
어떤 시선을 바라보는가 나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
스포츠의 모든 요소에는 다 기획이 있다.
왜 그럴까? 질문을 품자.
우리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질문하고 궁금해야 한다.
“왜 외국선수는 몇 3명만 있을까.” ,"피치클락은 왜 도입이 되었을까?" ,"샐러리캡은 뭐지, 이 규정안 왜 있을까?"
우리는 우리팀이 이기기를 바라며 치킨에 맥주만 먹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다양한 궁금증을 품어야 한다.
“이 계약은 어떤 방식으로 체결됐을까?”
“어떤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까?”
“브랜드 노출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스포츠는 경기의 품질과 마케팅, 그리고 리그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든 규정과 규칙의 변화, 프로모션 등 모든 과정에 목적과 이유가 있다. 그런 과정들에 궁금증을 가지고 바라보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또 다른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느끼는 흥미에 계속 관심이 간다면 당신은 스포츠 생산자로서 자질이 있다.
그 전략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만이 스포츠 비즈니스에 가까워진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감정은 출발선이다.
하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더 넓고 깊은 시야를 갖추는 것,그것이 바로 업계가 바라는 사람의 모습이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여전히 팬인가?
아니면, 스포츠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앞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생산자인가?
중립성을 지키며, 감정을 조절하고, 보다 넓은 시야로 스포츠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팬을 넘어, 스포츠 산업의 기획자이자 운영자로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