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 Jul 04. 2024

과소비와 폭식, 우울증과 상관관계

나의 작은 검은 강아지 ep5. -  과소비와 폭식, 우울증과 상관관계

지긋지긋한 하루들을 보낸다. 그에 대한 해답을 찾으러 가는 중이라 생각한다.

의미 없는 하루들을 보낼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이번 주는 글이 늦었다. 참, 새삼스레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추억'에 목매달았는데,

지금은 추억을 다 없애버리는 사람이 되었으니.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나는 이유 없이 '추억'이라는 것을 중요시 여겼다. 어렸을 땐 그냥 아는 언니의 장래희망을 따라 하듯이, 

아마 동생이 추억을 쌓기 위해 기록을 하는 것을 보고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한 추억 기록은 집착이 되어, 블로그 운영하는 사람처럼 사진과 글을 쓰곤 했다.


그 여파는 대학생이 지나고 취준생이 될 무렵 한 풀 꺾이기 시작했다. 어떤 다른 마음을 품고 나는 모든 내 기록을 잘라 없애 버렸다. 불태우고 싶었지만 아파트라 마땅히 태울 공간이 없었다. 그렇게 나도 함께 사라지고 싶었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초반에는 불안 때문에 모으던 돈을 점점 모으지 않기 시작했다. 불안할 게 없었다. 그냥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면 아닌 것이었다. 그렇게 소비 습관이 엉망이 된 시점부터였을까. 나의 소비 습관으로 인한 자책이 늘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나는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그렇게 살고 있는 느낌이다. 또 언제는 아주 큰 바늘이 내 가슴에 꽂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 웃기지 않고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처럼, 아니 그 보다 더 날카로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이번 주 병원의 대한 기록도 빠르게 올리려 했으나, 나에게 기록은 더 이상 힘이 없어진 지 오래였다. 그래도 글을 쓰고 싶었고, 남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글쓰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아무튼, 이번 주 상담 내용은 이와 일맥상통하다. 이전 문단에서 말했다시피 언제부턴가 추억 기록은 의미가 없어졌고, 소비 습관은 엉망이 되었다. 그리고 기록한 것들을 모두 없애버린다. 이와 비슷하게 소비한 것들에 감정이 실리면서 소비한 물품을 빠르면 하루 이내에 버리게 되어 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꼭 죄를 사하는 듯이 나는 감정을 실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어쩌면 연장선이지 않을까 싶다. 불안 장애가 심한 시절, 불행했던 시간을 같이 보낸 물건은 부정탄 물건이 되었고, 그렇게 내 감정과 함께 버렸던 그 이후부터 이니까. 


그게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방법이라면 방법이라고 했다.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어디 소비하는 것도 없을 텐데 그냥 사고 중고로 파는 건 어떠냐고 말씀하셨다. '공허함'은 우울함보다 외로움에 가깝다고 했다. 빠르게 채울 수 있는 것들, 과소비와 폭식은 나의 공허함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무엇이 그렇게 외로운가, 사람은 원래 외로운 것 아닌가. 

대체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가. 나는 채울 수 있을까.


생각의 길이 한 길로만 깊게 파여 있다고 했다. 다른 길을 만들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나도 나를 돌봐지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이 시험기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