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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wii Oct 15. 2024

3년 차 UX UI 디자이너가 에이전시를 퇴사한 이유

주니어 디자이너 커리어 탐색 여정


졸업 후 진로 고민,

UX UI 디자이너로서 에이전시 경험, 

그리고 퇴사까지.

커리어를 점차 좁혀나가고 있는

주니어 디자이너 이야기


[1] 시각디자인 전공자의 고민
[2] 에이전시 2년 6개월
[3] 나는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가?
[4]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하는 일




이 글을 추천해요!

UX UI 에이전시에서 신입부터의 경험이 궁금한 디자이너에게

졸업 후 진로 고민 중인 디자인과 대학생에게

주니어 디자이너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한 모두에게


나의 커리어 탐색 과정






[1] 시각디자인 전공자의 고민

편집 디자인?

졸업 후에 신입 디자이너로서 어떤 커리어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인 대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는데, 시각디자인 전공을 했기 때문에 그래픽, 모션, 편집, UX, BX 등 여러 수업을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 편집 디자인과 BX 디자인을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 졸업 작품도 브랜딩부터 북디자인이 메인이 되는 프로젝트를 작업했다. 그 프로젝트로 텀블벅에서 책 판매까지 하게 되었다. 


이후에 프리랜서로 전시 도록을 제작하거나 전시, 행사 그래픽 디자인 일을 잠시 하기도 했는데, 재밌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편집, 그래픽 디자이너는 내 길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아마 더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BX 디자인?

그래서 가장 흥미 있던 브랜드 디자이너로 방향성을 구체화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듬어 갔다. 이때 신입인 만큼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위해서, 위에 언급한 졸업 작품 프로젝트에서 작은 범위로 작업했던 앱을 고도화했다. 그래서 정리만 조금 하려 했는데, 생각 외로 플러스 알파로 생각한 그 앱 작업이 재밌었고, UX UI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다.


내가 브랜딩 작업을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며 공감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 재밌었기 때문이었다. UX UI 디자인은 그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직접적이고 유용한 경험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한마디로 BX 디자인은 브랜드 전반의 광범위한 감성과 가치에 집중하고, UX UI 디자인은 그 내부에 있는 사용성 같은 실용적인 요소에 집중하는 것이다.



UX UI 디자인!

나는 후자를 작업할 때 좀 더 흥미로웠다.

아 나는 좀 더 유용한 디자인을 하고 싶구나.
UX UI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2] 에이전시 2년 6개월

인하우스 vs 에이전시?

UX UI 디자이너는 커리어 시작에 있어서 대부분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초반부터 에이전시로 확정하고 준비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의 프로젝트를 경험해보고 싶어서였다. 결국 에이전시에 입사했고, 원하던 대로 학습, 증권, 엔터, 커뮤니티 등 다양한 종류의 프로젝트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신입에서 선임 디자이너까지

입사 초반에는 화면이나 기능 단위로 벤치마킹, UI 시안 작업을 주로 했다.

3개월 후쯤부터는 프로젝트에 좀 더 깊이 관여할 수 있었는데, UX 전략이나 전체 플로우도 제안하고, 채택되는 경우도 있었다. UI 고도화도 했지만, 최종 산출물 같은 경우는 사수님의 손을 거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감사하게도 점점 많은 기업 프로젝트를 동시에 여러 개 진행했다.

팀장님께서는 초기에 나의 장점을 '틀에 박히지 않고 자유롭게 구상해 보는 아이디어와 컨셉 능력'으로 봐주셨다. 그래서 거의 모든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 꼭 투입이 됐다. 초반 컨셉을 기획하거나, 시안을 내고 고도화하는 작업이 이어졌고, 매번 산출물이 마무리될 단계에 핸드오프를 못 해보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집중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프로젝트를 마무리까지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커질 때쯤, 한 프로젝트에서 고객사 기획팀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게 되었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범위가 커졌다. 그리고 사수님의 피드백은 있었지만 내가 디자인한 대로 산출물이 반영되었다.


이후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기획, 개발팀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산출물 발행까지 핸드오프 작업도 진행할 수 있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때쯤 선임 디자이너로 승진하게 되었다.






[3] 나는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가?

프로덕트 기획부터 런칭까지

그러다 사내에서 신사업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동안 기업 구축 프로젝트는 크게 7건 정도 참여했는데, 당연히 에이전시이기 때문에 모두 고객의 요구에 의해서 작업했던 것이었다.


물론 UX 컨설팅 역할까지 맡고 있던 에이전시라서 UI뿐만 아니라 UX, 기획적인 부분까지 제안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프로덕트를 처음부터 기획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이거 너무 재밌잖아?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면서, 사업적인 관점에서 서비스 전략을 세우고, 서비스 고도화에 깊게 관여할 수 있는 주도적 환경이 정말 잘 맞았다. 그래서 근무 기간 중 가장 재밌게 작업했고, 기여도가 매우 높은 프로젝트라고 말할 수 있다.


주요 작업 인원은 디자이너 4명과 개발팀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디자이너는 팀장님1, 수석님1, 나를 포함한 선임 2명이었다. 팀장님 리드 하에 초기에는 다 함께 아이디어도 내고, 전체 플로우 와이어프레임을 각자 하나씩 그렸다. 이때 내가 생각한 MVP 전략과 와이어프레임 방향성이 적합하다고 채택되어서 그 와이어프레임을 바탕으로 전체 플로우를 고도화했다.


이외에도 어드민 기획, 사용자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위한 자료조사 등,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아 어려워서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난다.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한 서비스에 몰입하면서 오너십을 갖고 작업하는 게 적성에 맞다는 걸 깨달았다.



에이전시의 아쉬운 점

프로젝트 중기까지는 이 프로덕트에 집중해서 기획하고 디자인할 수 있었지만, 에이전시 특성상 다른 기업 프로젝트도 병행해야 했다. 나는 이 프로덕트를 빠르게 출시하고 시장 테스트를 하면서 피드백을 받고 개선해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이외에도 여러 이슈로 인해 출시가 늦어졌다.


또, 늦어질수록 욕심이 과해지기 마련. 출시할 때쯤에는 초기 MVP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사용자를 모으거나, 개선할 수 있도록 이 프로덕트에 투자할 수 있는 내부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프로덕트 디자인을 경험해 보니,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존재했던 갈증이 더 명확해졌다.

디자인 수행이 아닌, 좀 더 주도적이고 깊게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고 싶다.

내가 한 디자인의 성과를 지표로써 알거나, 개선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퇴사를 결정했다.
한 프로덕트에 몰입하면서 성장시키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기 위해서






[4]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하는 일

UX UI 디자이너와 차이점

가장 큰 차이는 프로덕트 디자이너(Product Designer)는 비즈니스를 다룬다는 것이다. UX 기획, 시각 요소부터 고객 경험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프로덕트의 성공을 꾀하는 역할을 한다. 즉, 사용성을 넘어서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디자이너다.


이쯤 되면 UX 디자이너, 기획자 등 다른 역할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사실 그게 맞다. 속한 조직에 따라서 어떤 범위까지 맡게 되는지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초기 기획, 디자인, 개발 테스트, 출시까지 제품의 모든 단계에 관여한다. 또 PM,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등 다양한 직무와 긴밀히 협업하면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이렇듯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업무 범위는 회사마다, 팀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나에게 어떤 조직이 맞을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아래와 같이 에이전시에 근무하며 아쉬웠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조직이 나에게 맞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어떤 조직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좀 더 주도적이고 깊게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고 싶다.

> '사용자' 관점이라는 같은 목표로 다양한 직군과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주도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환경

내가 한 디자인의 성과를 지표로써 알거나, 개선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 프로젝트 결과의 여러 방식의 지표를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서비스

> 사용자가 많아 그 지표의 모집단이 크거나, 사용자를 모으려는 열정이 있는 조직







뭐든 재밌게 하다 보면,

더 재밌는 걸 찾을 수 있을 거야.


디자인은 예술과 달리 세상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작업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로 살아가면서 내 커리어만큼은 예술가처럼 나를 표현하고 주관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 잘 맞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니어 디자이너는 다양한 일을 경험해 나가면서 내가 맞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내가 선택했던 일, 때로는 주어진 일을 경험하면서, 불평하지 않고 일단 즐겨보는 편이다. 그 경험이 다 양분이 되고, 내가 이후에 하는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민하고 결정했던 순간들이 모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따라가다 보니,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또 어떤 목표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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