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맺은 날 | 2021.3.18
태릉입구에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발판이 되어주는 입주 공간이 있다. 이곳의 예술가와 창업가들은 값비싼 월세 걱정 없이 목표에만 집중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들의 꿈이 입주한 곳, 서울여성공예센터와 로컬랩을 소개한다.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이하 센터, 더아리움)은 여성 공예인들의 창작과 창업을 지원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에 입주한 이들은 단순히 공간만 제공받는 것이 아니다. 개인 작업실과 창업 교육, 지원 프로그램, 지역연계마켓 등의 다양한 기회를 함께 얻을 수 있다. 기업 «다옻칠»의 대표이자 여성공예센터 입주 3년 차인 전영주 작가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해당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전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옻칠공예 경력 7년, 센터에 입주한지는 3년 차인 «다옻칠»의 대표 전영주라고 합니다.
어떻게 센터에 입주하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저는 10여 년 전에 가방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다가 자개가 아름다운 나전칠기에 반했어요. 그래서 통영에 가서 나전칠기를 배우게 됐고 충북 무형문화재 옻칠장 선생님의 제안으로 제자가 되어 청주로 갔어요. 그렇게 2년 정도를 배우다 개인 작업을 준비하던 중 더아리움을 알게 됐어요. 2017년에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에 출품해 수상을 하고 다음해에 여기 더아리움에 들어와서 창업활동중이에요. 옻칠공예를 활용해서 주얼리, 보석함, 가방을 만들면서 활동하고 있어요.
가방 디자이너에서 옻칠 공예가로. 분야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텐데 옻칠공예의 어떤 매력에 빠지게 되신건가요?
옻칠공예는 장점이 많아 다양한 곳에 쓰일 수 있어요. 가장 큰 장점은 강한 접착력이에요. 옻칠공예하면 사람들이 나전칠기를 가장 많이 아세요. 나전칠기는 나전이 자개, 칠기가 옻칠이라는 뜻으로 옻칠을 하고 위에 자개를 붙여서 완성하는 공예품이거든요. 자개는 워낙 잘부서지고 두꺼운건 장식 재료로 쓰기가 힘들어요. 접착만 잘돼도 그걸 장식 재료로 쓸 수 있는데 옻칠이 그걸 가능하게 해줘요. 옻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으로 가공해서 장식 재료가 되기도 하고, 한약재로도 쓰이고, 나무에 바르면 완전히 방수와 방충이 되고, 지금 시국에 가장 필요한 항균력이 있어서 식기에도 많이 칠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센터에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작업실이요. 옻은 습한 환경을 유지해줘야해요. 외부에서는 절대로 마르지가 않아요. 그래서 작업실에 조그만 칠장을 만들었어요. 작업하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1층에도 공동작업실이 있거든요. 그곳만 하더라도 여러가지 도구가 있어서 필요할때마다 바로 내려가서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작업하기 좋은 공간 말고도 센터에서 지원해주는 부분이 있나요?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2년 동안 느껴보니까 혼자서 이 사업을 이끌어나가기가 힘들더라고요. 다른 전문가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공예 분야는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사업계획서를 쓰는 여러가지 팁을 알려주셔서 고치고 고쳐서 한군데 받게 되었습니다. 센터에서 어려운 게 있다 하면 도움을 많이 주셔요. 제품화 작업을 하다보면 상품을 촬영할 일도 있는데 직접 찍으려고 하면 좋은 퀄리티가 나오기 힘들어요. 이때 직접 작가분을 섭외해 촬영을 도와주셨고 엽서나 패키지 제작도 전문가분을 초청해 주셨어요.
막막했던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되셨겠네요.
네 많이 도움을 받아서 성장하고 있어요. 올해도 두 가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멘토링 지원을 받아서 멘토분들과 함께 제품화, 상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 지원 프로그램들은 직접 신청하시나요?
내부적으로 작가들에게 이메일이 오고 그걸 통해서 신청해요. 인원이 한정돼 있지만 모두에게 한 번씩은 기회가 와요. 필요한 게 있는 작가 3-4팀이 모이면 센터에서 상의하신 후 진행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센터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데도 도움을 주신다고 들었어요.
네. 기본적인 홍보 외에도 원데이 클래스를 열 수 있게 지원을 해주셔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수업을 하면서 자개 공예를 쉽게 알려드리고 제 브랜드도 홍보할 수 있어요. 보기엔 쉬워 보여도 그렇지만은 않아서 수업 받으신 분들이 ‘아 다음부터는 이런 게 나오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말고 잘 사서 써야겠다’ 그러시더라구요.
센터에서 개최하는 예술시장 ‘천수답장’에도 참여하신 적이 있나요?
천수답장은 2018년만 참여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작가님들이 뭘 만드시고 뭐가 잘팔리는지 시장조사 차원에서, 그리고 내가 새로 만든 것에 대해 반응을 어떻게 보이시나 피드백을 얻고 싶어서 참여했었어요.
그런 기대가 좀 충족이 되셨나요?
솔직히 저는 매출을 많이 기대했는데 그렇게 크진 않았어요.(웃음) 근데 이후로 점차 활성화가 되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했어요. 여기 오는 시민분들도 재밌어하세요. 가족 단위로도 많이 오셔서 구경도 하시고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도 많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작업하다가 콧바람 쐬러 나가면 먹을 것도 팔고 재밌더라고요. 다시 열면 이제 참여하겠죠.
방금 말씀하신 코로나랑 관련이 있는 질문인데, 많은 클래스나 천수답장 같은 플리마켓이 진행이 안되고 있잖아요. 그 외에도 코로나 때문에 영향을 받으신게 있을까요?
우선 신규 작가분들이 오셨잖아요. 처음부터 얼굴을 뵈면 좋은데 3개월 만에 만날 자리가 생겼어요. 그분들도 아마 타격이 크실거에요. 천수답장 같은 플리마켓이 열리면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되고 제품 피드백도 받게 되는데 그런게 다 무산이 됐으니까요. 센터에서도 강사 초청 강의 같은 게 다 불가하니까 사업이 진척이 안되는거예요. 지금까지도 휴관중이고 1층만 열린 데다가 방문도 사전 확인을 통해서 가능하니 다 차질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작가분들도 어려운 상황이시겠네요.
네. 계속 우울하다는 얘기밖에 안 해요. 오프라인 시장에서 매출이 가장 크게 이뤄진다고 하는데, 요즘은 열리지 않으니까요. 어떤 작가님들은 나가면 하루 동안 1년의 매출을 만들기도 하시는데 그런게 다 없어졌으니까 좀 아쉽죠.
상품 판매에 있어서 오프라인 시장의 부재가 정말 타격이 크군요.
온라인으로 판매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있어요. 센터에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지만 제품이 하나가 아니라서 계속 올려야 하는데 매번 부탁할 수도 없잖아요. 제가 직접 찍어야 하는데 솔직히 제품 작업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거든요. 근데 혼자서 사진을 찍고 포장지도 만드는 게 쉽지는 않거든요.
저는 외부 수업이 미뤄지고 차질이 생기다보니 온라인 판매도 거의 안 돼서 지금은 닫아놓고 제품 제작에만 열중을 하고 있어요.
그럼 현재 하시고 계신 제품 제작이 가장 몰두하고 계신 부분인가요?
제품을 완성을 해서 상품화 시키는 것, 대표 상품으로 만드는 게 올해 목표에요. 그것만 하면 올해를 정말 잘 보냈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더아리움 이후의 계획은 또 다른 센터를 알아봐서 입주하시는거죠?
네. 개인 작업실은 센터를 졸업한 선배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인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월세가 너무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쉐어하셔가지고 공동으로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옻칠을 해야 해서 같이하기는 조금 힘들어요. 제 개인적인 작업실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센터 같은 곳에 입주를 해서 작업을 할거에요.
더아리움에 계시면서 많은 성장을 이뤄내신 것 같나요?
네. 이제 좀 많은 것들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만약 혼자했었으면 이렇게까지는 못했을텐데 여기 있으면서 정말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제가 만들고 싶었던 나전칠기 가방도 만들수 있었고요.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부분은 없지만 이제는 시장에 진출했을 때 이런 게 좀 통하겠구나 하는 것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전 이곳 더아리움에서 정말 성장을 많이 했거든요. 솔직히 고마운 것밖에 없습니다.
글, 취재 ㅣ 권현경, 김지인
사진 ㅣ 김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