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에 마을버스 정류장이 다섯 개나 있을 정도로 넓은 국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캠퍼스에는 깊은 역사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엔 경성제국대학교의 이공학부가 자리였고 광복 후에 새롭게 개교한 서울대학교에선 공과대학이었습니다.
서울대가 오늘날과 같이 관악 캠퍼스로 모이기 전에는 단과 대학별로 캠퍼스가 서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답니다.
과기대 안에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건물 3개가 남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데요. 그 건물들이 바로 지금 소개할 다산관, 창학관, 대륙관입니다.
등록문화재 제369호에 지정되어 있는 대륙관은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는 군 막사로 ‘로비스트’에서는 국방부 건물로 등장을 하기도 했던 장소입니다. 정식 문화재 명칭은 ‘서울대학교 구 공과대학 광산학과 교사’입니다. 이 건물은 1942년에 '경성광산전문학교'의 건물로 세워졌는데, 1941년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전쟁 물자 보급과 광산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경성광산전문학교를 세웠습니다. 광복 후에 경성광산전문학교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통합되면서, 이 건물도 1980년까지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물로 계속 쓰였습니다.
창학관과 다산관에 비해서 규모는 조금 작지만,좌우대칭의 구조와 중앙의 높게 솟은 탑 부분, 약간의 오르막이 있으며 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돌출된 현관 등 지어질 당시 시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창학관과 다산관은 1942년에 경성제국대학교 이공학부 건물로 지어졌으며 문화재 정식 명칭은 ‘공릉동 구 서울 공과대학’입니다. 특히 다산관은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로고에도 등장할 정도로 과기대의 상징적인 건물이기도 하며 등록문화재 제12호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두 건물 모두 ‘마’자형 건물로 건물의 규모도 상당히 크고, 고급스러운 건축 자재들을 많이 사용됐습니다. 깊은 역사성만큼 근대건축사적 공헌도 역시 높다고 합니다.
두 건물의 차이는 중앙의 탑 부분과 포치의 유무라고 합니다. 다산관은 중앙에 높은 탑이 있으며, 그 아래로 현관이 크고 넓게 앞으로 돌출된 포치가 있습니다. 창학관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주인공 성시원의 언니 성송주가 대학교 합격 명단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등장했고, 다산관은 송주가 선배 윤태웅에게 동아리 MT에 같이 가자며 실랑이를 벌이는 배경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도 다산관의 중앙정원이 나왔다니 눈 크게 뜨고 확인해보세요.
2010년 서울산업대학교에서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 교명을 바꾼 뒤,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과기대는 2020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며 학교 여기저기에 계속해서 새 건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높고 빛나는 최신식의 건물들을 고개를 들고 "우와"하며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역사적 의미와 건축학적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고건물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취재 남호종
글 남호종
사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