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를 만나다

by 너랑 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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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군인은 남성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여군의 비율은 5.5%로 매우 낮은 수치이다. 이는 주요 43개국 중 31위, 국제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에는 10%의 여성 생도들이 재학 중이다. 아직은 낮은 비율인 10%의 여성 생도들이 어떤 계기로 군인이 되기로 다짐했는지, 어떻게 생도 생활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육사의 협조를 받아 재학중인 여생도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재 육사 1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인 김민정 생도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군대 내 여성 비율이 낮은 현실에 대해 여자 생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어려움은 없을까?


Q : 육사를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중학교 3학년 때 육사 생도들의 학교 설명회를 접한 뒤, 꿈이 없던 나에게 (육군사관학교는) 인생 첫 목표이자 꿈이 되었다.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고 봉사하는 군인의 길이 멋지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느껴졌고, 그때부터 육사에 대한 꿈을 키웠다.


Q : 선택 병과는 무엇인가?

4학년 때 병과를 선택하고 있기에 아직은 선정하지 않았다. 현재는 보병을 생각하고 있다. 보병은 우리 군의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병과인데,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 육사를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멋지다”와 “힘들지 않은가?” 정말 어떤 것이 첫째고 둘째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최근에는 일반 대학 친구들로부터 “부럽다”도 만만치 않게 많이 듣고 있다.


Q : 육사 생활의 힘든 점은? 후회한 적이 있다면?

올해 1월에 받은 기초군사훈련이 가장 힘들었다. 민간인에서 생도로 바뀌는 시기였기 때문에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고 힘겨웠다. 첫 특별 외박 복귀 날, 왜 나는 육사에 들어와서 자유를 누리지 못할까, 생각하면서 잠시 후회한 적도 있다. 지금도 MT도 다니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럼에도 가끔 친구들을 만날 때면 다들 “민정아, 너는 이제 취업 걱정은 안 해도 되잖아”라는 말을 한다.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취업을 걱정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모두 내 미래를 위한 거라고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고 있다.

Q : 타학교 친구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자유롭게 살고 있구나,’ ‘고등학교 때 하고 싶다고 했던 것 하면서 재미있게 사는구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벌써부터 취업을 걱정하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Q : 육사를 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혹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지난 6월, 하계 군사훈련 때 지휘근무생도를 맡게 된 일이다. 1학년 때는 일반 분대원 생도로 지내다가 군사 훈련을 가면 학년 교육대로 편성이 되어서 지휘근무생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휘근무생도로서 힘들기도 했지만,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거나 마찰 요인을 최소화하는 방법들을 고민하는 등 배울 점이 많았다. 또한 새로운 동기들과 더욱 돈독해지는 시간이 되어 보람 있었다.


Q : 지휘근무생도란 무엇인가?

일반 대학의 학생회 임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다만 군이라는 특성상 직책 명칭이나 임무가 다르다.


Q : 타 사립대학과 비교했을 때 육사의 좋은 점은?

끈끈한 전우애다. 그냥 친구와는 또다른 관계다. 항상 함께하고 힘든 일이나 즐거운 일 모두 공유하는 동기라는 존재가 힘든 날이 있을 때도 하루를 버티고 서로 의지하며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자기개발의 기회가 정말 많다. 문화체육부 활동에 대한 지원도 많고, 하고 싶은 운동도 할 수 있고, 밖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Q : 이전에 육사에 대해 가졌던 환상이나 기대한 부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집과 학교가 가까워 육사 생도들을 볼 기회가 많았는데, 제복이 너무 멋있었다. 육사에 대해 가진 첫 번째 환상이기도 했다.


Q : 여생도가 입학할 수 있게 된 지 20년밖에 안 되었다고 하는데

20년이라도 돼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보다는 졸업 후 임관하여 군 생활을 잘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 육사의 여학생 비율(1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해에는 여생도 40명이 입학했다. 비율로는 12% 정도이다. 지원자의 절대적인 비율은 남자 3 : 여자 1 정도이지만, 실제 선발 비율을 보면 남생도 10명 당 여생도 1명 정도가 선발된다. 능력 있는 인재들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조금씩 여성의 비율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Q : 여자 군인이라는 타이틀, 선입견 때문에 힘들었던 점은?

여생도들이 대체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다 보니, 공부만 잘할 것 같다거나 운동보다는 다른 것을 더 신경 쓸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그로 인해 그게 군인이냐는 식의 말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운동 능력이 뛰어난 여생도들도 많고, 육사에서는 공부와 운동, 교류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한다. 여생도들도 자기개발에도 많이 투자하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치우쳐 한쪽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쉽다고 생각한다.


Q : 군인이라고 하면 딱딱하거나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군인은 내외적 군기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 모습들이 자칫 딱딱해 보일 수도 있으나,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외적 군기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군인의 이미지도 요즘엔 많이 바뀌고 있다. 부드러운 모습, 강인한 모습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훈련 작전을 수행할 때는 강인한 군인의 모습으로, 대민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때는 국민에게 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Q : 입학 경쟁률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점차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 우리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아 자부심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진성 지원자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단순히 수능 예비 시험이라 생각하고 지원하는 수험생들이 종종 있다. 이 때문에 진짜 육사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지원자가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생긴다.


Q : 육군사관학교 생도로서의 마음가짐

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공부할수록, 육군으로서의 책임감이 커진다. 우리의 모든 생활이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뒤에는 국가와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달라는 국민의 기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허투루 생활할 수 없다.


Q : 졸업 후의 계획은?

아직 1학년이어서 졸업 후 까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당장은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며 착실히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좋은 지휘관이 되어 국가 안보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소 막연한 목표를 갖고 있다.


Q : 예비 생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첫째로, 취업이 보장되어 있다거나 학비가 무료라는 외적인 부분에 혹해서 지원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군인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충분히 고민 후 신중하게 지원하길 바란다. 처음에는 누구나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굳게 다짐하고 와야할 것이다. 진지한 고민 끝에 이 길이 맞다는 확신이 든다면, 끝까지 도전하길 바란다. 육사에서 꼭 만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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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생도, 그들도 똑같은 ‘군인’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육군사관학교 여생도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들은 똑같이 훈련을 받고, 공부하며, 국가 안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생도는 공부만 잘하고 체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한다. 여군 혹은 여자 생도라는 이유로 특정한 프레임을 씌우지 않고, 모든 생도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10%의 소수 의견에도 귀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앞으로 이 비율이 더욱 늘어나길 바라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모든 여생도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글 김지인

인터뷰 류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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