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사는 사람들

노원의 생활 체육인

by 너랑 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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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취미를 즐기며 워라밸을 실천하는가?

음악 듣기? 전시회 관람?

이번 주말은 몸을 움직이며 땀을 내보자.

여기 노원구 체육인들이 운동의 매력을 알려줄 것이다.



Interview 1 노원구 에이플러스 회원 백창근씨

공원을 지나다 보면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모습이다. 그만큼 친근한 운동인 배드민턴을 2년째 즐기고 있는 노원구민 백창근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년째 자동차 영업을 하고 있고, 노원구에서 2년째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백창근이라고 합니다.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으셨나요?

제가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하긴 했었어요. 취미로 야구, 볼링, 스쿼시, 수영을 했죠. 그래서 이번엔 어떤 운동을 해볼까 하던 중에 배드민턴을 찾게 되었죠.

그렇군요. 그런데 배드민턴이란 게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처음엔 저희 와이프를 꼬셨어요. 와이프는 제가 혼자 운동하는 걸 싫어했고 저도 마침 파트너가 필요했으니까요. 그런데 몇 개월 뒤 와이프가 다쳐서 관뒀어요. 결국 지금은 새로운 파트너를 구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부인분이 다치신 것을 보고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제가 아들만 2명인데, 평소에 정말 친구같이 지내면서 공원에 같이 나가서 연습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런지 엄마가 부상을 당했어도 제가 계속하는 거에 대해선 반대하진 않더라고요.

직장인이 운동을 취미로 삼는 게 쉽지 않은데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나요?

처음에는 체력보다 시간이 없었어요. 영업 특성상 일이 끝나면 집에 들어가기 바빴거든요. 그러다가 요새는 주 52시간을 딱딱 지키고 있어서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좀 생겼죠. 사실 배드민턴이 거칠게 하자면 끝도 없이 거친데 가볍게도 즐길 수 있는 운동이잖아요. 동네 약수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치는 거처럼요. 체력은 오히려 향상된 거 같아요.

배드민턴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배드민턴 동호회에선 단식이 아니라 둘이 하는 복식만 가능하더라고요. 아까 말씀드렸듯 와이프가 다쳐서 관두고 고민이 많았어요. 새로운 파트너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약간 텃세가 있던 거예요. 그래서 한동안은 혼자서만 연습하다 보니 저보다 한참 어린 친구가 옆에 있더라고요. 사회에서 만났으면 대화할 기회도 없었을 텐데 오직 배드민턴으로 모인 곳이잖아요. 거리낌 없이 다가갔죠. 다행히 그 친구도 저를 반겨줬고 좋은 파트너 관계가 됐어요. 이런 점이 매력인 거 같아요.

그럼 그 파트너분이랑 대회도 나가셨겠네요?

그렇죠. 생각보다 배드민턴 대회가 엄청 많아요. 얼마 전에 노원구청장배 대회를 나갔는데 저는 50대지만 파트너 친구가 있어 20대들과 경기를 해야 했어요. 처음엔 되게 부담스러웠는데 즐기자는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나름 1승도 하고 좋은 추억이 됐죠. 그 친구 관두면 저도 관둘 거예요. 하하.

하하. 영혼의 파트너이시네요. 그럼 본인만의 연습 노하우가 있을까요?

회사에 저처럼 배드민턴 치시는 분들이 많아요. 주로 연습용 영상을 많이 보시던데 저는 직접 라켓을 들고 수시로 연습하는 편이에요. 백 번 동영상 보고 연습하는 것보다 실제로 가서 한 번이라도 더 쳐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지금은 그럼 배드민턴만 치시는 건가요? 다른 취미 있으신가요?

조금 부끄럽지만 색소폰을 배우고 있어요. 젊을 때부터 악기를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집 앞에 색소폰 학원을 보고 망설임 없이 등록했죠. 지금은 주 4일은 배드민턴, 나머지 3일은 색소폰을 배우고 있어요.

정말 부지런하신 거 같아요. 젊으셨을 때부터 이렇게 취미가 많았던 건가요?

그건 아니에요. 저도 젊었을 때는 술도 많이 마시고 일하기 바빴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뭔가 느껴지더라고요. ‘계속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하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그때부터 취미를 찾기 시작하면서 제 삶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이 생겼어요. 물론 지금도 술은 좋아하지만요. 요새 취미를 즐기지 않고 스트레스를 술로만 푸는 젊은 친구들 보면 안타깝기도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뭔가 깨닫는 게 있을 거란 생각을 하죠. 그래도 조금은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요.

젊은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인 거 같아요. 그럼 지금 막 운동 취미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 배드민턴 추천한다!’라고 할 게 있을까요?

우선, 살 빼고 싶은 분들! 배드민턴이 유산소 운동의 대표주자라고 하잖아요. 정말 도움 많이 되고요, 격한 운동 싫어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해요. 많이 움직여도 사람이랑 부딪히는 일은 잘 없고 실내에서 1년 내내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예요. 마지막으로 제가 느끼기엔 젊은 사람부터 시작해서 어르신까지, 배드민턴 동호회가 제일 연령대 분포가 넓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분들은 배드민턴 만한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월계 배드민턴 전용구장(월계동)

그러면 여기 체육관 말고 다른 곳에서 배드민턴을 친다면 추천해 주실 노원구 내 체육관이 있을까요?

초안산 쪽에 월계 배드민턴장이 좋더라고요. 산 위에 있어서 처음엔 망설여지는데 안에 시설도 괜찮고 바로 옆에는 축구장도 있어서 다른 종목도 즐길 수 있죠. 이번 호에서 녹천역 쪽 다룬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하하 네, 적절한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배드민턴으로 이루고 싶으신 목표와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 부탁드립니다.

우선은 이번 가을에 대회가 또 있어요. 목표는 크게 잡으라고 하는 말이 있듯, 대회에서의 우승과 이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내가 이 운동에 맞을까? 난 소심하고 자신 없는데, 하는 분들은 한 번만 신발 신고 나가서 움직여보세요! 퇴근 후 운동하고 흘린 땀은 정말 뿌듯합니다. 배드민턴에 관심 있으시면 저에게 연락해주시고요!



Interview 2 노원구 축구동호회 노원FC 회원 최문찬씨

대한민국의 국민 스포츠, 축구. 공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인 만큼, 생활 체육으로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은 꾸준히 많다. 노원구에 20년째 거주하며 노원 FC에서 활동하는 최문찬 씨를 만나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년째 상계동에 거주하고 있고, 요식업 창업을 꿈꾸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축구동호회 노원 FC 회원 27살 최문찬이라고 합니다.

여기 초안산 스타디움에서 주로 공을 차시는 건가요?

네! 여기가 산 위에 있어서 공기도 좋고, 다른 곳들에 비해서 크지가 않아서 체력 소모가 적은 편이에요. 그리고 풋살도 즐길 수 있어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완전 딱 맞는 곳이죠.

그렇군요. 축구를 시작한 계기가 따로 있으신가요?

어려서부터 공으로 하는 운동은 어느 정도 다 잘했어요. 그중에 제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무래도 축구잖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무조건 쉬는 시간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축구하는 학생이었는데 그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지금 활동하시는 축구팀은 문찬 씨에 비해 다들 연령대가 높으신 이유가 있나요?

하하. 사실 아버지가 나가시는 축구 동호회에 저도 함께 뛰고 있는 거예요. 원래는 저도 친구들과 축구팀을 만들었는데 대학 졸업하고 나서 친구들이 취업한다고 이리저리 흩어졌거든요. 팀이 해체돼서 아버지 팀에 특급 용병으로 뛰고 있습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랑 공을 차시려면 불편하지 않나요?

어휴,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저보다 훨씬 터프하시고 공도 잘 차세요. 확실히 힘보단 테크닉이 중요한 것 같아요. 경력은 무시 못 한다는 걸 느꼈죠. 그리고 제가 어리고 아버지도 같이 차시는 거라서 예뻐해 주시고 가끔 용돈도 챙겨주세요. 마지막 부분 때문에 꾸준히 나가고 있답니다. 하하.

그럼 이 회원분들과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노원구 연합 축구대회가 있었어요. 처음엔 축제 분위기라 저도 아저씨들이랑 막걸리 한잔 마시고 즐기고 있었죠. 그런데 딱 경기 시작하니까 승부욕들이 장난 아니신 거예요. 제가 태클에 걸려 넘어졌거든요? 경기장 분위기가 갑자기 싸해지면서 일촉즉발인 상황이었는데 다행히도 잘 수습돼서 그때부터 저도 완전히 진지한 분위기로 임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데요?

결승은 거짓말같이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까지 갔어요. 제가 골을 넣지 못했는데 저희 골키퍼 아저씨의 빛과 같은 선방으로 저희 팀이 우승했어요. 그게 저희 팀의 첫 우승이어서 회식을 하느라 그날 정말 집에 늦게 들어갔습니다.

정말 대단한 승부였겠네요. 문찬 씨는 요식업 일을 하고 있으신데, 체력적으로 운동 취미를 갖는 것이 힘들지는 않으세요?

정확히는 요식 서비스업이에요. 레스토랑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거라 사람을 대하는 시간이 많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요. 그래서 이런 스트레스를 풀려면 취미생활을 가져야되는데 아무래도 저는 정적인 것보다는 몸을 쓰는 게 좋더라고요. 성격 자체도 외향적이기도 하고요. 아직 나이가 젊어서 그런지 체력적으로는 거뜬합니다. 땀 흘리고 맥주 한잔 딱 마시면 그날 피로는 싹 풀리는 거 같아요.

그럼 문찬 씨가 생각하는 축구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죠. 정말 공이랑 축구화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나름 머리를 쓰는 운동이라는 것? 저희가 단순한 동호회여도 전문 심판님을 초빙해 경기를 진행하고 있어요. 축구가 무작정 몸으로 부딪치는 운동이라는 건 편견인 것 같아요.

따로 연습 같은 것도 하시나요?

저는 완전 축구 매니아라 이렇게 밖에 나와서 차는 것도 좋아하지만 축구 경기를 보는 것도 좋아해요. 특히 EPL(English Premier League)을 보는데 주말 밤을 다 쓰죠. 경기를 볼수록 요새 축구 트렌드 기술이나 전술 같은 게 눈에 들어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축구 기술을 잘 가르쳐주는 동영상을 보고 연습하면서 실전에서 사용해 보기도 하죠.

초안산 스타디움(월계동)

그럼 축구를 처음 도전하고 싶은 분들에게 팁이 따로 있을까요?

음, 저는 우선 경기장에 나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화면으로 보는 축구장도 넓어 보이지만 직접 가서 보면 정말 넓고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거든요. 그곳에서 사람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나도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그리고 공과 친해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뻥뻥 차보기도 하고 기본적인 패스 같은 것도 자주 해보면 점점 공과 친해질 거예요.

이렇게 축구를 좋아하는 문찬 씨는 혹시 다른 취미도 있으신가요?

다른 취미는 딱히 없어요. 당황스러우시죠? 그만큼 저는 거의 축구에 미쳐서 살고 있고 지금도 빨리 인터뷰 끝내고 경기하러 가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빨리 끝낼게요. 본인에게 축구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소극적이던 제 어린 시절이 축구 때문에 바뀌었어요. 지금 5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도 축구 얘기를 하다 만난 사람이고요. 아버지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것도 축구이기 때문에 저에겐 정말 고마운 존재예요.

감사합니다. 끝으로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독자 여러분! 특히 여성 독자 여러분. 남자친구나 선배들이 군대에서 축구했던 얘기 늘어 놓으면 싫어하시죠? 하지만 그만큼 축구는 매력적인 운동이에요. 축구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축구를 정말 해보고 싶다는 분은 초안산 스타디움에 주말마다 나오시고요. 제가 대기하고 있을게요!




Interview 3 썸대신 산타기 임영훈씨

한때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취미라고 여겨졌던 등산. 하지만 요즘은 멋진 풍경, 건강 관리, 그리고 성취감까지 주는 매력적인 취미로 2-30대 젊은 등산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 썸대신 산타기에 열중하고 있는 28살 임영훈 씨도 마찬가지다. 공기 좋은 수락산에서 그가 빠져들게 된 등산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노원구 상계동 9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 28살 임영훈이라고 합니다.

회사원이시면 주말마다 산을 타시는 건가요?

그렇죠. 아무래도 회사원이다 보니까 일주일에 두 번 타면 많이 타는거고요. 얼마 전까지 취준생이었는데 그때는 집 주변에 수락산이 있어서 거의 일주일 내내 탔었습니다.

일주일 내내요? 믿기지 않네요. 등산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 건가요?

군대 전역하고 복학한 후에 심심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동기 한 명이 주말에 등산을 하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전까지는 등산의 ‘등’자만 들어도 기겁하던 터라, 거절 끝에 거의 끌려가다시피 시작했어요. 그런데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점점 산에 가는 횟수가 늘더니 지금은 그 친구는 포기하고 저만 이렇게 열심히 타고 있습니다.

특이한 경우네요. 등산은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취미생활이라는 인식도 있잖아요.

맞아요. 근데 제가 워낙 아저씨 같은 면도 있고, 산을 계속 타다 보니까 자연이 좋아지더라고요. 공기도 좋고 취업 준비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피곤함이 싹 가시는 거 같아서 좋아요.

그럼 영훈 씨는 이 수락산을 주로 타시는 건가요?

저는 주로 수락산을 타기는 하지만 불암산의 가을 경치도 너무 좋아요. 제가 서울에 있는 산들은 거의 타봤는데요, 이쪽 노원구와 도봉구가 은근히 산이 많아요. 조금 난이도가 있는 산을 원하시면 도봉산도 좋아요. 녹천역 근처에 있는 초안산은 가볍게 산책하기 괜찮은 산인 거 같아요.

초안산(월계동)

저도 초안산 등산을 해봤는데, 거기에 있는 석상들 보셨어요?

그럼요. 처음엔 되게 을씨년스럽고 지나갈 때마다 느낌이 이상했는데 제가 역사학과를 나와서 그런지 답사도 많이 다니면서 익숙해졌어요. 지금은 뭐, 지나갈 때 반겨주는 친구들 같은 느낌이에요.

등산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건강,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 정상에 올라갔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 등 정말 많지만, 내려와서 먹는 막걸리 한잔이 최고의 매력인것 같아요. 여기 수락산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맛집이 많아서 제가 자주 찾고 있습니다.

수락산 맛집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제일 유명한 곳은 가재골 수제비 집이죠. 여긴 무조건 얼큰한 맛으로 시키셔야 해요. 거기에 파전 하나면 정말 꿀맛이에요! 아…지금도 먹고 싶은데 끝나고 가실래요?

하하 저야 좋죠. 산을 많이 타보셨으면 기억 남는 에피소드도 있었을 거 같아요.

많죠. 그중에서도 기억 남는 게 있다면 산을 본격적으로 탄 지 얼마 안 돼서 대학 동기 3명이랑 지리산 종주를 도전했던 일이에요. 그때는 그게 많은 등산인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는 걸 모르고 그냥 무작정 간 거죠. 그런데 첫날부터 친구 한 명이 발목을 다친 거예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첩첩산중이라 돌아갈 수도 없어서 친구를 업고 가다시피 해서 겨우 종주를 마쳤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한데, 오히려 멋모르고 간 덕분에 해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나름대로 종주 기념 메달도 받고, 취업 준비할 때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요긴하게 써먹었어요. 하하.

지리산 종주는 진짜 어려운 코스로 알고 있는데 대단하시네요. 그럼 어떤 분들이 등산을 하면 좋을까요?

혼자서 무언가를 하기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제가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말 혼자서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등산은 어떻게 보면 자신과의 싸움이거든요. 포기하면 다시 돌아가야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정상이라는 끝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다다르게 되면 희열이 느껴져요. 등산을 시작한 이후에 자존감이 확실히 높아진 거 같아요.

듣기로는 썸대신 산타기라는 모임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모임인가요?

처음엔 약간 장난으로 시작한 건데요, 등산을 같이하는 친구들이 아쉽게도 다 솔로에요. 그래서 ‘우리는 썸 대신 산을 타자’라는 모토로 매주 등산을 하고 있어요. 연애를 시작하는 멤버는 자동으로 탈퇴하고, 헤어지면 다시 돌아와서 등산을 계속하는 거죠. 사실 제가 제일 먼저 박차고 탈퇴할 줄 알았는데, 아직도 있네요.

재밌는 모임이네요. 그럼 영훈 씨에게 산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게 산은 그냥 산인 거 같아요.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고 전 올라가서 느끼기만 하면 되니까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진 않다고 느껴져요. 너무 편해지고 친해져서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 연인 사이처럼요.

느낌 있는 대답이었어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직장인 독자분들, 가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분들이 주말에 단합을 위해 산을 타자고 하실 때가 있으실 거예요. 그땐 정말 귀찮고 짜증 나시겠지만, 막상 가서 천천히 주변 경관을 보다 보면 금세 정상에 도착할 거고, 내려와서 맛있는 음식도 즐기면 몸도 건강해지고 나름의 뿌듯함도 느끼실 겁니다. 혹시 이 책을 보시고 수락산에서 저를 보시면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글 최두찬

사진 도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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