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이면, 당신이 걸어가는 길의
붉고 푸른 나뭇잎들이 몸을 뒤척이는 소리가 들린다.
당신은 자주 걸음을 멈추고 햇볕과 바람에 마음을 말린다.
강인하다는 것은 가벼울 대로 가벼워져서 투명해지는 것,
중력을 벗어나 날아오는 것이라는 것을 배울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상기한다.
의미로 가득 찬 칸들을 하나씩 지워가며
당신은 아득한 행복에 빠진다.
그 한순간에, 세계가 멎는다.
그리고 그 순간은 , 당신의 심장에, 영원으로 기록된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황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