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결심했는데

2025년 5월 7일 일기

by 말로이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멋진 이웃이자, 스친 이자, 인친이 스위치온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한 순간부터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에도 좋은 다이어트 같더라고요. 하지만 늘 그렇듯 '나중에'하고 미루었습니다. 그때 연휴가 다가오고 있었거든요. 연휴에 다이어트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런 부분에서는 메타인지가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연휴가 지나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연휴에는 참 많이 먹었습니다. 아이들과 '몬스터호텔 1,2,3'을 함께 보면서 치킨과 햄버거세트 2개에 버거 하나까지 추가해서 다 같이 먹었습니다. 저도 우리 가족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이거 다 먹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더니 아이들은 큰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엄마 걱정 마! 우린 아빠가 있잖아!"라고 말하면서요. 그런데 제가 조용히 많이 먹은 것은 비밀입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아빠가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남편과 몸무게를 쟀습니다. 둘 다 2kg 정도가 쪘습니다. 저는 도저히 체중계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첫째 아이의 몸무게를 쟀더니 체중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연휴 탓을 할 수 있어 연휴를 탓했습니다.


연휴 마지막날 밤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재우고 저는 거실에 나와있었습니다. 배는 부른데 입이 심심해서 "오빠"하고 카톡을 보내자 남편이 나오면서 "뭐 먹을래?"라고 합니다. 둘 다 그 자리에서 쓰러집니다. '어휴 돼지들' 난 오징어집.


떡볶이는 어떻냐는 남편의 말에 배가 부르니 과자로 연휴를 달래고 싶다고 했습니다. 과자를 선호하지 않는 (?) 남편이지만, 연휴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과자를 사러 가줍니다. 과자를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했습니다. 그렇게 연휴를 마무리하는데 남편이 '이렇게 먹는 게 마지막이야'라고 말합니다. 내가 말했나? 싶었지만 남편의 목소리였습니다. 과자를 먹으며 조만간 스위치온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밥 먹이고 나니 저도 배가 고픕니다. 구웠다 남은 달걀을 먹다가 어제 남은 알리오올리오를 먹고 싶어 졌습니다. 남편이 해준 알리오올리오가 남아서 전자레인지 가능한 그릇이 조금 담아두었거든요. 거기다 믹스커피 한잔을 합니다. 저는 곧 다이어트를 할 거거든요. 언제 이 맛을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과연 저는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까요? 믹스커피를 넘기며 또 다른 내가 "당연하지"라고 말해봅니다. 언제나 내일의 내가 비장한 얼굴로 다이어트를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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