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3일
곧...(미래의 셔터맨)
지난 주말에 같은 아파트에 있는 둘째 친구 가족과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술도 한잔 함께 했고요. 엄마와 아이들은 워낙 자주 보았지만 아빠까지 포함해서 만난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낮에는 아이들 두발자전거 타기 연습을 같이 했었거든요. 자연스럽게 저녁약속이 잡혔습니다.
제 생각에 처음 만나는 모임은 체험행사 같은 것입니다. 체험을 해보고 마음이 맞으면 몇 차례 인연이 더 이어집니다. 저는 이번 체험행사가 나름대로 즐거웠습니다.
그날 일에 대한 대화를 하다가 남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셔터맨 해야지 “, ”와이프가 돈 벌면 나는 셔터맨을 하고 라이딩하고 “ 남편을 셔터맨으로 만드는 것이 원래 저의 꿈이었었거든요. 저는 남편의 말이 나를 믿어준다는 말 같아서 너무나 힘이 났습니다. 그 말은 저를 '셔터맨 시켜줄 수 있는 와이프'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시선이 저를 힘나게 합니다.(누군가에겐 와이프 일시키고 쉬고싶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겠으나, 저에겐 믿어준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
며칠 전 인스타에 장원영 님 사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저는 설거지를 할 때 영상을 보는데 그때 장원영 님이 이 말을 한 순간 모든 걸 멈추고 멍하니 화면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순간 너무 멋지더라고요.
이 사진을 올리면서, 스스로를 믿는 한 주를 보내자고 피드를 올렸는데 인친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나를 믿는 힘은 누군가 나를 무조건 믿어줬을 때 잘 형성될 것 같아요”라고요. 이 글을 읽는 순간 그때의 그 순간이 오버랩되면서 마음깊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하루는 나만 알 뿐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각자는 자신의 삶만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가 자신의 세상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각자의 세상이 다른 세상들과 동시에 만나면 '방법을 터득한 최선'이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제 최선이 부족했는지, 요즘에는 남편을 셔터맨 시켜주겠다던 꿈이 희미해진 채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원하는 건 명확한데 방법이 희미해서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술자리에서 그렇게 말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그때의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편 셔터맨 하고 싶구나! 알겠어! 내가 시켜주지”하는 마음이 퐁퐁 솟아올랐습니다. 방법이야 찾으면 됩니다. 제가 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남편이 하고 싶다는데 꼭 해봐야겠습니다.
말이라는 게 정말 힘이 있더라고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시선이 깊이 가라앉은 마음을 일으켜주기도 합니다. 이 힘을 느끼고 나서 가장 빨리 되돌아본 건 아이들과 남편에게 전하는 저의 언어였습니다.
나는 좋은 엄마, 좋은 아내 말고 무조건 믿어주는 엄마, 믿어주는 아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난 오늘, 그 순간을 기억하며 일기를 써봅니다.
<사실 자기 일하고 와서 제 것 문 닫아줘도 셔터맨은 셔터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