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식 결혼생활 中
나우리, 우경 이야기
분재박물관 수목 디자이너. 프랑스 베노스크 산골마을에서 자라고 현재 외국기업 면세사업부 회사원인 기욤과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쟈크와 가비- 아들 쌍둥이의 엄마.
나는 자귀나무를 참 좋아한다. 나무 새싹이 늦은 봄 4월 말부터 서서히 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갈래로 나뉜 기다란 잎이 참 매력적이다. 더 매력적인 점은 그 잎이 이른 아침에는 활짝 피었다가 해질 무렵 저녁이거나 흐린 날이 되면 마치 딱풀을 붙여 놓은 것처럼 잎들이 붙는 모습이다. 잎이 서로 합쳐진다는 뜻에서 합환 목이라고 하며 선조들은 부부금실을 위해 자귀나무를 정원에 심었다. 그리고 엄마는 나와 기욤이 결혼하는 2009년도 봄에 자귀나무를 집 앞에 심어주셨다. 매일 밤 합쳐져서 금실 좋은 부부가 되라는 말씀과 함께 말이다.
엄마의 바람과 함께 자귀나무의 잎이 합쳐지는 것을 매일 보아서 인지 우리 부부는 밤마다 혹은 이른 아침에 잘 합쳐진다. 신혼 때에는 즐거워서. 결혼 2년 차 정도에는 2세를 꿈꾸며. 임신해서는 건강한 생활을 위해. 출산 후에는 몸의 회복을 위해. 그리고 더 즐거운 결혼 생활을 위해 말이다.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최선을 다하여.
남녀 관계라는 것이 데이트를 거쳐 결혼생활을 하게 되면 서로를 다 알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닌 것 같다. 전혀 다르게 자라온 남과 여가 만나서 평생 같이 살겠다고 약속을 한다는 뜻은 ‘평생 당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할게요’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서로에게 순간순간이 뜨거운 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야말로 참 중요한 것이 아닐까? 연애할 때만 상대방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관계도서로 노력하고 발전시키면서 서로를 깊이 깨닫는 과정이야 말로 결혼생활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나는 당당히 결혼 찬양론자임을 만천하에 밝히겠다!
한 가지 더. 나는 즐거움을 위하여 결혼기념일, 서로의 생일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있는 연말이면 특별히 더 챙겨보는 것들이 있다. 바로 밖에서는 볼 수 없는, 내 남편만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속옷이다. 일 년에 4번 정도는 더 특별한 속옷을 준비하기 위해 더 애쓴다. 속옷의 시각적인 효과가 부부관계에 커다란 에너지를 선사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의 가까운 친구 중 한 명이 다른 곳에 관심을 찾기보다는 내 남자와 짜릿하게 즐기는 것이 결혼생활에 핵심이라 했다. 연애에서 결혼 생활이 지속되다 보면 관계가 귀찮고 재미없을 때도 있겠지만, '서로의 사랑과 노력으로 최고의 순간을 지속적으로 누리면서 산다'는 것이 그 친구의 지론이다. 그 친구는 딸, 아들을 키우면서 때로는 몸과 마음이 지치고 피곤할 때도 있지만 사랑의 힘으로 회복하는 것이 참된 즐거움이라 했다.
매일 보는 남편과 낮과 밤을 최선을 다하며 지내다 보면 하루가 한 편의 쇼가 되고 그리고 그 쇼가 모여져서 축제의 나날이 되는 것이 인생의 묘약이 아닐까?
(5월 말 출간 예정인 '프랑스식 결혼생활'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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