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상념
다음달이면 쟝과 결혼식을 올린지 2년이 되어가네요.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점 몇 가지가 불현듯 떠올라 정리해보았습니다.
1. 결혼은 연애의 종착점이 아닌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다.
2. 배우자는 삶과 가정을 유지하는 모든 활동의 동반자이자 갈등관계다.
3. 결혼을 해야 진정으로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기회이자 위기가 되기도 한다.
4. 결혼을 한다고 사람이 몰라보게 성숙해지거나 개과천선할 일은 없다. 부모가 되는 일도 마찬가지다. 하던 안 하던 본래 생긴 대로 산다.
5. 연애할 때는 둘만 좋으면 되지만, 결혼 후에는 주변이 다 좋아야 한다. 즉, 가족, 친구, 동료까지- 신경 써야 할 관계가 확장되는데(정도를 떠나)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일상이 괴롭다.
6. 이놈이나 저놈이나 살다 보면 똑같다는 소리를 종종하는데, 그럴 거면 왜 하나? 안 해도 어찌 살지 눈에 보이는 걸. 그렇지 않은 놈을 찾아서 해야 한다.
7. 섹스, 물질적 여유, 자식. 세 가지 다 있으면 제일 좋지만, 하나 둘로 만족하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도 없으면... 글쎄 유지가 될까? 간혹 이 세 개가 다 없어도 공통된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 부부도 있다. 아주 드물게 세속을 초월해 산다는 조건 하에서.
8.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사랑 이외의 것들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고 이것들이 결국 결혼 유지의 이유가 된다.
9. 함께 아프고 병들고 늙어가도 괜찮을 사람과 해야 한다. 결혼생활은 좋을 때만 함께 하는 게 아니다.
10.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결혼생활을 잘하려면 도 닦듯이 해야 한다. 원래 힘든 거야.. 나무아미타불...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 해대면 정신건강만 안 좋다.
11.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사랑하는 부부는 하늘의 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지긋이 나이가 들면 지혜가 더 스며들고 또 다른 안목이 생기겠죠.
결혼생활은 해봐야 진면목이 보이는 것. 하기 전에는 절대 그 어려움을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예측할 수 없기에 힘이 들고 그래서 더 성숙하는 거겠죠. 오늘 하루도 애쓰며 살아가는 모든 부부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