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거리를 거닐다 카페에 들렀다. 생각보다 낯선 카페였다.
한국에서는 노래를 들으며 사색에 잠겨
멍하니 걷는 시간들이 재미있었다.
그랬기에 일부러 가까운 편의점을 갈 때도
삥 돌아가기도 했었다.
이런 시간들을 가지고자 일본에서도 산책에 나섰다.
일본에 온 후 생활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귀에 이어폰을 꽂을 생각은 꿈에도 못한 채
걸을 때면 지도앱을 보거나
목적지가 정해진 걸음을 옮겼었다.
그러다 문득 일상의 순간을 느끼고 싶었다.
거리를 거닐어 보기도 하고
찾아낸 카페에서 커피를 사보기도 하는
그냥 그런 흐르는 일상을 말이다.
그래서 옷을 챙겨 입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길거리를 나섰다.
여유를 가지고 거닐다 보니
공사하는 현장, 담배 자판기 그리고 아직 아이들이 뛰놀지 않는 놀이터 등
다양한 주변을 살필 수 있었다.
그렇게 걸어서 머리끈도 사고, 수첩도 사고
커피도 살 수 있었다.
한 쇼핑몰에 들어가 커피를 사며 집에 포장해 올 마음으로
차가운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구매하고자 하였지만
마침 들린 곳이 드립커피를 파는 곳이었고
흔히 볼 수 있는 메뉴의 이름이 아닌 원두의 이름들이 적혀있었다.
당황한 끝에 아이스커피라고 적혀있는 메뉴를 짚으며
두 개를 주문했고
손에는 차가운 아이스커피 두 잔이 생겼다.
메뉴판을 찍어와 집에서 번역기에 돌려봤지만
번역된 말을 보고도 모르겠다.
이건 그냥 커피를 몰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이걸 계기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무언가를 묻고 답을 듣는 게 수월해진다면
이 카페에 다시 가서
물어보며 따뜻한 커피를 사는 것이다.
그래도 드립커피 카페 덕분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커피를 사서 마실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산책은 오래 남을 기억일 것 같다.
당황의 끝에 시원함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