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잠수함의 무식한 북리뷰
한정훈 (지은이) 김영사 2020-09-25
오래전에 ”최종 이론의 꿈“이라는 책을 읽었다. 13년도에 읽고 리뷰를 쓴 걸로 확인이 된다.
당시 그 책을 읽으면서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읽을 만은 하다 “고 생각했었다.
물질의 물리학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 책 생각이 난 이유는 아마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이 ”최종 이론의 꿈“보다 나은 점은 저자가 한국 사람이라 번역서보다는 그나마 읽기 나았다는 점일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한정운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라고 한다. 책을 읽다 보니 아마도 나와 연배가 비슷한 것 같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내용이 이따금 나오는데 시기가 나와 비슷하다.
이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제목 때문이다. ”물질의 물리학“ 물질이라는 단어는 자주 쓰는데 거기에 물리학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무척 생소하고,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읽는 내내 아리송한 느낌, ”아... 그런 거였어? 그런데 그게 무슨 소리지? “하는 생각을 계속했고, 쭉쭉 읽어나가지 못하고 다시 앞 장을 뒤적이기도 했다.
그렇게 다 읽고 난 뒤 느낌은...
”이 책을 열 번쯤은 읽어봐야 무슨 소리인지 알 것 같다. “
그럼에도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가 있다.
사실 해당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이상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외계어 수준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을 잘 풀어서 비유까지 들어가며 설명하는 책을 만난다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
조금은 익숙해진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느낌을 받게 되면 뉴스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그냥 채널을 돌리지 않고 유심히 들여다볼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거다.
요즘 TV를 보면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들이 있다.
가장 흔한 주제는 아마도 역사가 아닐까 싶다. 역사강좌는 과거에 실제 있었던 사실을 특정 주제로 엮어서 들려주기 때문에 어려울 건 없다.
하지만 수학, 물리학, 철학과 같은 분야는 다르다. 평소 접할 일도 없고 개념도 어렵고 딱히 쓰임새도 없다 보니 관심을 갖기 어렵다.
이 책처럼 누구나 읽을 수 있는(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책이 많이 나오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실 물질에 관한 연구의 소산이고 물리학의 결과일 테니 말이다.
130P
아침 신문 기사의 제목이 만약 “마이스너의 발견: 초전토체는 자기장을 밀어낸다!”였다면 독자가 굳이 그 기사 내용까지 읽어보려고 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만약 이 신문사의 편집장이 앤더슨이었다면 그 제목은 좀 더 멋지게 바뀌었을 것이다. “초전도체: 난부와 광자의 사랑으로 빚은 물질.” 한층 더 자극적인 제목을 원한다면 “신의 입자 발견!”이라고 바꿔 달 수도 있다. 어떤 제목을 붙이느냐에 따라 독자 수,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조회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241P
페르미는 블로흐에게 이론만 하지 말고 실험도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재미있으니까! it is f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