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잠수함의 고민되는 북리뷰
아무리 그래도 일단 버는 게 먼저 아닌가? 진짜 부자들의 돈 쓰는 법
- 노랑잠수함의 고민되는 북리뷰
사토 도미오 (지은이), 최윤경 (옮긴이) 한국경제신문 i2021-02-25
유튜브에서 조수빈 아나운서의 영상을 한 편 봤다.
성공,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상이었는데, 이 영상에서 책을 한 권 소개했다. 그 책의 제목은 상당히 자극적이었다.
“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으며 심지어 중고거래가가 책 정가의 열 배가 넘는다고 한다.
궁금해서 알라딘에 접속해서 검색을 했다.
역시 신간은 절판되었고, 알라딘에서 중개하는 헌책 몇 권이 올라와 있는데, 15~25만 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실제 거래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궁금하기는 했다.
다시 책 안내를 보니 구판은 절판이 됐고, 개정판만 구입이 가능하다는 안내문구가 있었다.
이 책이 바로 그 개정판인데, 제목이 아예 다르다.
저자는 같지만, 출판사도 다르고 번역자 이름도 다르다.
목차를 비교해보니 새로 번역을 한 책인 것 같았다.
제목도 약간 힘을 뺀 느낌이고 강렬한 빨간색도 뺐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할 테니 주문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30대 시절에 한동안 읽었던 일본 작가들의 처세술 관련 책들이 생각났다.
지금도 기억하는 책 내용은 이랬다.
메모지는 와이셔츠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할 것, 볼펜은 주머니에 검은색 한 자루를 넣고 색상별로 갖춰서 가방 가장 바깥쪽 칸막이에 넣을 것, 밖으로 완전히 젖힐 수 있는 스프링 노트를 B5 크기로 항상 휴대할 것...
시시콜콜한 내용을 대단히 중요한 것처럼 몇 페이지에 걸쳐 기록한다는 생각을 했다.
더구나 한동안 처세술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게 되어 읽지 않았었다.
이 책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방식의 전개는 아니다.
그런데 깊이 있는 설명보다는 표피의 현상에 더 집중하는 느낌을 받았고, 그런 점들이 위에 언급한 일본 작가들의 처세술 분야의 책을 떠올리게 했는지 모르겠다.
일단 이 책의 전개 방식은 그런 면에서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드느냐 아니냐 와는 별개로 책 내용은 눈길을 끌었다.
내가 지금까지 접했던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는 류의 책은 대부분 돈을 버는 방향에 집중을 한다. 그에 반해 이 책은 돈을 쓰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그렇게 쓸 돈은 어떻게 마련을 한다는 말인가?
사람은 목표를 정하면 어떻게든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지 말고 목표로 삼으면 어떻게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돈을 벌게 되어 있다는 게 이 책 저자의 주장이다.
읽으면서 뜬구름 잡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은 건 부자, 돈에 대한 나의 시작을 조금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는 점에 있다.
이 책은 의도적으로 “부호”라는 표현을 쓴다. 부자와는 다른 개념으로 작가가 선택한 표현인 것 같다.
단순히 돈이 많은 부자가 아니라 사회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념의 부자를 이 책의 작가는 부호라고 명명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은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갖고 싶은 욕망에 충실하라, 갖고 싶은 것이 구체적이고 확실할수록 그걸 갖게 해 줄 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게 꾸준히 쌓여서 부자,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부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표현이 조금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은 우리가 흔히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보다 구체적이고 선명한 꿈을 꾸면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책을 자주 본다. 이걸 단지 돈, 갖고 싶은 것, 욕망과 같은 단어로 바꾼 것과 다름없다.
작년에 한참 인기를 끌었던 책 해빙과 비교해서 쉽다는 것과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이 눈에 띈다는 느낌?
원전인 “지금 당장 롤렉스 시계를 사라”라는 책을 중고로 엄청난 웃돈을 주고 살 정도는 아니더라도 개정판을 제값 주고 사서 가벼운 마음으로 또는 약간은 진지하게 읽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