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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Feb 17. 2022

강사로 인정받는다는 것!

무명강사 노랑잠수함의 강사 이야기

강사로 인정받는다는 것!

- 무명강사 노랑잠수함의 강사 이야기


4. 강사로 인정받기


 “왜 저렇게 설명을 잘 해요?”

 얼마 전 지방에서 업무 관련 상담을 하러 갔다가 들은 말이다.


 조금 자세하게 설명을 하자면 당시 상황은 이랬다.

 나는 부업 삼아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싶어서 생산업체와 업무 상담을 진행했다.

 생산 시설도 둘러보고 생산하는 상품 확인, 판매가와 공급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화장실에 다녀오니 함께 갔단 일행 중 한 분이 날 보고 빙그레 웃으면서 “역시 직업은 못 속이나 봐요.” 하신다.


 내가 자리를 비우자 업체 담당자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저분, 쇼핑몰 사업하시는 분 맞아요? 학교에서 수업 듣는 기분이에요. 왜 저렇게 설명을 잘해요?”

 처음 만난 사람이 불과 한 시간 정도 만에 알아채는 걸 보니 역시 직업은 못 속인다고 말하며 웃었다.


 “인정(認定)”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이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

 강사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내가 강사라는 사실을 주위에서 확실히 그렇다고 여긴다는 의미다.

 즉, 내가 강사라는 직업을 갖고 강의로 수익을 올려서 생활하고, 주위에서도 강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고 인정을 받는 상태라는 이야기다.


 “저 사람 진짜 저 일하는 사람 맞아?”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겉으로 보기에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될 수도 있고, 일하는 걸 보니 전문적으로 그 일을 하는 사람 같지 않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유가 뭐가 됐든 하는 일과 그 사람이 썩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니 당사자에게는 무척 실례되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듣는 경우 대부분 일과 그 사람 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괴리가 있다는 소리니 부정적인 의미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일이다.


 강사가 이런 말을 듣는 건 어떤 경우일까?

 강사라는 직업이 겉으로 드러나는 직업적 특성이 있는 것은 아니니 일상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들을 말은 아닌 것 같다.

 만일 열심히 강의하고 있는데 “강사 맞아요?”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건 내가 강의를 제대로 못 했다는 의미가 된다.

 즉 지금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아직 강사로 인정받을 정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만일 강의실이 아닌 곳에서 누군가와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강의하세요?”, “선생님이세요?” 이런 말을 듣는다면 그건 나의 말하는 습관이 누군가를 가르치려 하는 느낌을 준다는 뜻이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강사 맞아요?”보다는 “강의하세요?”라는 소릴 듣는 편이 훨씬 낫다.

 전문강사가 되겠다고 나섰으면 누가 봐도 전문적인 강사가 되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옷차림에는 그렇게 꼼꼼하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너무 요란하지 않은 선에서 활동하기 편한 정도로 차려입는다.

 그러고 보니 옷장에 신사복 정장은 별로 없다. 정장에 넥타이까지 하고 강의를 하던 때도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옷차림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제대로 정장을 차려입어야 할 때가 있을 수도 있다.


 나는 보통 처음 강의 의뢰를 받을 때 이런 질문을 한다.

 “혹시 옷차림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할까요?”

 상관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앞서 말한 것처럼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옷을 입는다.

 만일 “조금 신경을 써주시면 좋겠네요.”라는 정도의 대답을 듣는다면 몇 벌 없는 양복 중에 골라 입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옷을 입느냐?”와 같은 부분이 아니라 실제 강의에 대한 평가다.

 절대 듣지 말아야 할 말은 “강사 맞아?”다.

 “저 사람은 뼛속까지 강사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보다 더한 칭찬이 어디 있겠는가?


https://youtu.be/9WXIDiTM4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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