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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Nov 26. 2023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김상욱 교수의 "하늘과 바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은이) 바다출판사2023-05-26


 최근에는 SNS에 문 전대통령께서 추천하는 책을 읽게 된다.

 이 책 역시 최근 추천하셨다는 글을 읽고 주문해서 읽었다.

 이 책의 작가 김상옥 교수는 워낙 유명한 분이고 책도 많이 쓰셨으니 무턱대고 샀다가 재미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없었다.

 이 책의 제목, 워낙 유명한 시 제목에서 따왔다는 것과 왜 하필 윤동주 시인의 시 제목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도 작가의 설명이 있다.


 어려서부터 무심코 읽고 듣고 외웠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싶어 놀라웠다.

 언젠가부터 과학 관련 도서를 몇 권 읽었다.

 물리학, 양자역학... 이런 분야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뭔가 알듯 말듯 깊은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생각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작가 김상옥 교수는 아마 물리학자가 되지 않았다면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었을 것 같다. 단지 글을 재미있게 쓴다는 이유가 아니라 물리학을 하는 분이 우주와 인간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책을 이토록 말랑말랑하게, 감성까지 넣어서 썼다는 게 놀라웠다.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쉽다. 재미있다. 그런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공식이라던가 양자역학에 관한 설명은 여전히 어렵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양자역학에 대한 농담 같은 이야기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당신이 양자역학을 제대로 공부했다면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던가?

 이 말이 양자역학을 제대로 설명한다는 가정을 하고 보면 온 우주를 조망하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는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된다고 말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닐까?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다.


 이 책은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세상 만물을 구성하는 근원물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다음으로는 우주를, 생명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딱 책 제목 그대로다.


 이 책을 다 읽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다.

 이 책에서 유시민 작가는 과학하는 사람들은 절대 범상치 않은 사람들, 천재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김상옥 작가의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다 읽고도 고개를 끄덕거리지 못하고 갸웃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라는 말이지... 라고 위안을 삼는다.

 다행이다. 김상옥 작가의 책 다음으로 선택한 책이 유시민 작가의 책이어서...


 이 책 8P에 이런 문장이 있다. “우주는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문장 정말 마음에 든다.

 우리는, 아니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은, 나는 특별하다”고 믿고 살았다. 지금은 무신론자이지만, 어려서는 종교를 꽤 독실하게 믿기도 했다.

 되게 유명한 과학자가 “우주에 우리 같은 존재가 더 없다면 그 큰 우주가 얼마나 낭비냐?”고 했다고 한다.

 글쎄? 우주의 존재 이유가 우리와 같은 생명체를 존재하기 위해서라고? 참 교만하고 건방진 이야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우주에 생명체가 또 있을 수도 있겠지. 어쩌면 정말 우주에 우리 같은 생명체가 더는 없을 수도 있고... 생명체가 없는 우주는 낭비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 아닐까 싶고, “인간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우주”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에는 “목적이나 이유는 없다. 그냥 그런 현상이 있을 뿐이다.” 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109P의 “결국 신은 인간이 다른 인간과 함께 조화롭게 살기 위해 만들어낸 궁극의 상상력이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문장 역시 같은 맥락이고...


 131P의 “보석이 귀한 것은 그것을 이루는 재료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석의 색이 아름다운 것은 소량의 불순물 금속 원자 때문이다.”라는 문장도 눈길을 끈다. 세상 만물이 모두 몇 종류 되지 않는 원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다이아몬드도 되고 흑연도 된다고 했다. 이건 인간 사회에서도 동일하지 않을까? 


 얼마전, 왕의 DNA인지 뭔지 하는 소리로 선생님한테 개소리를 해댔던 공무원에 대한 뉴스도 있었지만 특별한 재료는 없다. 물리학자 김상옥 작가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왕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고, 개소리하는 부모 때문에 그 아이는 어떤 자질을 갖고 있던 상관없이 불행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안타깝다.


 174P에서 눈에 띈 짧은 문장 “중요한 것은 위치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를지 모르지만 난 이 문장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내 위치는 어디쯤일까? 사회적 위치는? 가정에서의 위치는? 친구 사이에서는 어디쯤 자리 잡고 있을까?”

 결국 우리는 내가 선 위치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고 버티는 것 아니겠는가?


 378P에서 만난 문장 “인간의 문명은 여전히 가축이라는 노예 동물에 의존한다…. 산업 혁명 이후 기계라는 새로운 노예가 생겼는데 이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형태의 노예일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말이다. “개나 소나”라는 표현을 가끔 보는데 개나 소도 할 수 있는 일을 인간은 스스로 못하거나 하기 싫어서 꾀를 부린다. 이제는 먹이고 재우고 보살피는 것조차 건너뛰고 그냥 부려 먹기만 하기 위해 기계를 만들었고 로봇을 거쳐 인공지능까지 만들어냈다. 나중에는 “난 그냥 가만히 있을 테니 알아서 해”라는 명령밖에 모르는 존재가 되지는 않을까?


https://youtu.be/aqsWq1uxB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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