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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Zam Aug 29. 2024

토머스모어 "유토피아"는 존재하는 나라였을까?

노랑잠수함의 북리뷰

유토피아 | 펭귄클래식 1

토머스 모어 (지은이),류경희 (옮긴이),토머스 모어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2011-12-28

원제 : De Optimo rei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추석 연휴 때, 심심하던 차에 알라딘에 접속해서 책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펭귄 클래식 130종 50년 대여” 이벤트가 눈에 띄었다.

50년 후면 내 나이가 백 살을 훌쩍 넘길 테니 기간은 충분할 것 같고, 5만 원 조금 넘는 금액이라 괜찮겠네... 싶었다.

무엇부터 읽을까 고민하기 싫어서 첫 번째 책을 다운받았다.

그게 이 책,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였다.

펭귄 클래식은 고전 시리즈를 모은 것이니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책 제목은 다 모여 있는 셈이다. 토머스 모어라는 작가의 이름이나 책 제목인 유토피아 역시 언제 처음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책이다.


이 책 다음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고, 지금은 세 번째 책으로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읽고 있다.

다른 책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까지 읽은 세 권의 공통점은 해설이 너무 많다는 것!

그리고 아마도 오래된 책이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요즘 나오는 책과 비교하면 이야기의 전개가 참 재미없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발표 당시 그 책을 읽고 모방 자살이 유행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하지만, 읽는 내내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유토피아는 책 내용 자체가 유토피아를 다녀온 사람의 길고도 긴 설명인데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유토피아에 대한 그의 설명이 믿을만하다는 서간문이 앞에 있다. 토머스 모어가 화자를 직접 만나 들었으며, 추천할만하다는 긴 내용이다.


라파엘이라는 이름의 화자는 자신이 직접 가서 경험한 유토피아라는 나라에 대한 설명을 세세하게 하고 있다.

폴 터너가 쓴 이 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모어의 [유토피아]는 비평적 애정을 독차지하려는 치열한 경쟁의 희생물이 되었던 작품이다. 가톨릭교도들과 공산주의자들 모두가 이 작품을 자신들의 배타적인 고유 재산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해 왔다. 그리고 그 소유권 주장을 위해 그들은 이 다처원적인 작품에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와 맞지 않는 특징들은 모두 무시해 버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 따라서 한쪽은 이 작품을 도덕적 알레고리로 축소시켰고, 다른 한쪽은 정치적 선언문으로 축소시켰다. 그라나 아마도 우리는 먼저 이 작품이 지닌 예술적 자율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다음으로 모어가 견지했던 문학적 관심들을 조명해보면서 그가 어떤 작품을 쓰려고 했던 것인지 물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유토피아라는 가상의 나라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국민의 삶은 어떤지, 국방력과 외교력, 심지어 국민들의 직업, 가정, 생활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부분에 관해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린 영화가 있다. 맨프롬어쓰라는 작품인데, 산속 오두막에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그 작은 공간과 둘러앉은 사람들만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본 뒤 친구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했다가 욕을 먹은 적 있다.


이 책 유토피아의 구성을 보면 그 영화처럼 두세 명이 둘러앉아서 한 명은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다른 이들은 간간이 반박이나 질문을 한다.

일단 여기서 설명하는 유토피아는 가장 이상적이고 적절하게 운영되는, 그래서 유토피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나라다. 심지어 식사마저 함께 하고 사유 재산은 인정하지 않으며 아예 필요없다고 느끼는 사람들, 빛나는 황금과 값비싼 장식물로 치장하면 불쌍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모습을 그린다. 노예에게 금으로 만든 쇠사슬을 채우니 외국의 사신들이 금과 은으로 주렁주렁 치장한 모습을 보고는 사신 대접을 하지 않는 그런 나라라고 한다.


우리는 유토피아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장 이상적인 나라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그렇게 모두가 검소하고 현명하며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이루는 나라로 유토피아를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현재 세계에서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아도 유토피아가 얼마나 허황된 꿈인지 알 것 같다.


다만 토머스 모어가 살던 시대, 그 때의 국가라는 게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운영되고 국민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상상해보면 아마도 정말 혁신적인 작가적 상상력이라고 판단했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머스 모어는 성 토머스 모어, 토머스 모어 경이라고 불린다고 하고 1477 또는 78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하고 법조계에서 성공을 거두며 의원, 법관을 거쳤으며 종교적으로 청빈하게 살았다고 한다. 1516년에 유토피아를 발표했고 최초의 평민 출신 대법관까지 지냈지만, 국왕과의 갈등으로 퇴임, 반역죄로 런던탑에 투옥, 1535년에 교황의 권위를 부정하는 등등의 문제로 사형 선고를 받고 참수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https://youtu.be/30jbs5-I-r4?si=asmrB1ng3t3yhdh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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