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과 서예를 배우다.

by NoZam

2011년 12월.

신촌 끄트머리에 있는 심산스쿨에서 전각(篆刻)을 배우기 시작했다.

내가 새기고 싶은 건 딱 하나였다.

그것 때문에 전각을 시작했다.

내 이름 새긴 도장 하나...

당시 함께 전각을 배우던 이들의 모임은 전각무림(篆刻武林)이라고 불렀다.

꽤나 거창한 이름이다.


10주 단위로 레벨업! 되는 과정은 총 2년이었다.

당연히 처음엔 10주만 배우고 말 생각이었다.

그 정도면 도장 하나는 파겠지... 싶었으니까.


하지만 10주는 다시 10주가 됐고, 또 10주가 지났다.

2년을 꽉 채웠고, 그 이후로도 일주일에 한 번씩 동호회 모임처럼 함께 전각을 배우는 시간을 갖게 됐다.

(내 이름 석자 들어간 도장은 아직 새기지 못했다. 작년엔가 내 이름 마지막 한 글자만 넣어서 새기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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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가 항상 문제다.

3년을 넘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결국 그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다.

지금은 가끔 지인들 도장을 선물하거나, 내 마음에 드는 문구를 새기곤 한다.

IMG_0706.JPG 이건 내 딸아이 얼굴과 이름, 도장은 아니다.

그보다 더 재미있는 건 돌에 이런저런 그림을 새기기도 한다는 것.

뭐든 정통보다는 사파가 재미있으니까...


전각을 배우다 보니 한계가 느껴졌다.

원래 조선시대에는 시서화(詩書畵)를 익힌 후에라야 각(刻)을 했다고 한다.

난 아무 것도 모르고 각부터 시작을 했으니...

결국 전각공부를 시작한지 2년만에 동네 문화센터에서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문화센터야 수강료도 워낙 저렴하니 결석을 자주 하면서도 지금까지 3년을 배우고 있다.


서예는 보통 해서를 먼저 시작한다.

게다가 요즘엔 전서는 아예 손도 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나는 아예 전서부터 시작했다.

전각을 배우고 있다는 이유로 서예 선생님께서 전서부터 하라고 하셔서...ㅠㅠ


전서를 2년 배웠다.

주 석고문(周 石鼓文)을 떼고, 오창석 서령인사기(吳昌碩西泠印社記)까지...

P20130610_130545101_B4E94F52-8C22-4266-8223-81C30443C337.JPG 오른쪽 글이 내가 전서배우며 재미있게 느꼈던 글자. 암사슴 우(麀)

올해 들어서 해서를 시작했다.

지금은 구양순(歐陽詢)의 '구성궁예천명(九成宮醴泉銘)'을 임서하고 있다.


남들에게 "나 붓글씨를 씁니다"라고 말하려면 십 년은 배워야 한단다.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배우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목표를 정하고 시작한 것도 아니다.

그냥,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는 좋은 취미 하나 만들고 싶었고...

전각에 도움이 될까 싶어 시작했다.


짬짬이...

그동안 배웠던 전각과 서예 이야기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