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뮤즈
지금까지의 나는 나 자신의 독립된 존재로써 어떠한 대단히 멋진 존재가 되어야만 온전히 의미가 있는 삶이 될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대, 나의 뮤즈> 전시회는 이런 나의 생각이 바뀌게 한 계기가 되었다.
유명한 예술가들에게는 그들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주는 ‘뮤즈’가 존재했다.
그들에게 뮤즈란 단순히 작품에 영감을 주는 대상이라기 보단 정신적 교류를 하는 대상, 지친 삶과 마음의 안식처였다.
살다보니, 누군가의 마음이 힘들때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을 만큼의 존재가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먼저 나 자신의 마음이 평화롭고 여유로워야 하는 것 같다. 그 다음 어느정도 까지의 역할이 좋을지 그 ‘정도’를 알아야 한다.
최근에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나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파해보기도 했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해보기도 했고,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했다. 여러가지를 해보아도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언제나와 같이 곁에 있어주는 것.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려할 때 들어주는 것. 그리고 필요한 순간에 마음을 담아 꼬옥 안아주는 것. 그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안식처, 기대어 쉬어갈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고 영감을 주고 정신적인 교류를 하는 의미의 뮤즈가 되고 싶다. 평생 동안 한 번 이라도 누군가의 온전한 뮤즈가 되는 일이 가능하다면 엄청 멋진 삶일 것 같아.